삼성-LG, 움츠린 만큼 더 멀리 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는 나란히 반등을 노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 부진의 원인인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가전 사업 중심으로 TV와 자동차부품 사업까지 성장을 노린다.

삼성-LG, 움츠린 만큼 더 멀리 뛴다

삼성전자는 30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230조4000억원, 영업이익 27조7700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5.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2.8%나 급감했다.

4분기 실적은 매출 59조8800억원, 영업이익 7조16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급락의 원인은 반도체 사업 부진이다. 반도체 초호황이 끝나면서 시장이 침체했다. 반도체에서만 영업이익이 30조원 이상 줄었다.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사업도 고전했다. 다만 TV와 가전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 및 라이프스타일 제품 호조에 힘입어 선전했다.

지난해 전체적으로 부진했지만 올해는 반등이 기대된다. 메모리는 상반기에 재고 정상화를 추진하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 기술 리더십 강화를 노린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소형은 폴더블 등 신규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대형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사업 구조 변환을 추진하며 미래 사업을 준비한다.

5세대(G) 이동통신 스마트폰 라인업을 늘리고, 폴더블 제품 출시를 확대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 중저가 라인업도 강화, 점유율 확대도 병행한다. 지난해 성과를 낸 네트워크 사업은 해외 시장에 집중한다.

소비자가전(CE) 사업은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8K TV,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소비자 맞춤형 비스포크 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시설투자는 약 26조9000억원 집행했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22조6000억원, 디스플레이 2조2000억원 수준이다. 올해 투자는 수요 변동 상황에 맞춰 탄력 대응할 계획이다.

서병훈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주요 사업의 전반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글로벌 불확실성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 부사장은 “올해 투자는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 대응한다는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면서 “시스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5G 등 미래 성장 사업과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LG, 움츠린 만큼 더 멀리 뛴다

LG전자도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3년 연속 매출 6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2조3062억원, 영업이익 2조436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은 사상 최대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생활가전 사업은 지난해에도 실적을 주도했다. 초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를 필두로 한 프리미엄 가전 인기에 신가전 판매 확대가 더해지며 호조를 보였다.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는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20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 1조9962억원과 영업이익률 9.3%도 역대 최고다.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본부는 연 매출 5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성장세를 이어 갔다.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연 매출 5조9668억원, 영업적자 1조99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적자폭이 다시 늘어난 것이 부담이다.

올해는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가전 사업을 필두로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확대를 노린다.

H&A사업본부는 신성장 및 프리미엄 제품 매출을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원가 개선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전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국제 정세가 불안해 변동성이 큰 것은 과제다.

TV 사업은 올레드 TV를 앞세운 프리미엄 시장 공략으로 건전한 수익 구조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VS사업본부는 매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이르면 올해부터 흑자 전환도 기대된다.

최대 과제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적자를 줄이는 것이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5G 시장 확대에 맞춰 프리미엄부터 보급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5G 모델을 선보여 성과를 노린다. 무엇보다 원가 경쟁력을 강화, 손익 개선에 힘쓴다는 각오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