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새해 첫 달 일평균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하고 반도체 수출 감소폭이 줄어드는 등 개선 여지를 보였다. 정부는 2월 수출 플러스 전환을 기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전체 수출이 지난해 대비 6.1% 감소한 43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2018년 12월 -1.7%를 시작으로 14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이어졌다.
산업부는 1월 수출이 감소한 가장 큰 요인이 설 연휴에 따른 조업 일수가 2.5일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액은 작년 대비 4.8% 늘어난 20억2000만달러로, 14개월 만에 처음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20대 수출품목 중 절반가량도 일평균 수출액이 늘었다.
우리나라 수출 약 17%를 책임지는 반도체가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1월 반도체 수출은 71억63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수출 감소율이 2018년 12월 -8.4%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일평균 수출액도 플러스로 전환했다. 낸드플래시 고정가격이 7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 19개월 만에 처음으로 작년 대비 증가했고, D램 고정가격도 14개월 만에 처음 반등에 성공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20대 수출품목 중 일반기계(-4.8%), 석유제품(-2.2%), 석유화학(-17.1%), 자동차(-22.2%), 철강(-16.6%), 자동차부품(-15.0%), 디스플레이(-26.8%), 섬유(-12.2%) 등 16개 품목은 지난해 대비 수출액이 감소했다. 반면에 선박(59%), 컴퓨터(43.7%), 바이오헬스(36.2%), 화장품(0.6%) 등 4개 품목은 수출이 늘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1월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현 사태가 장기화되면 직접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전체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 상대국이다. 중국 내 산업 활동이 위축됨에 따라 세계 경기가 악화하면 반등 조짐을 보이는 우리 수출에도 부정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현재 개선 흐름을 이어간다면 2월 수출은 플러스가 전망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시 대중(對中) 수출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수출 회 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