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난안전통신망(PS-LTE)과 철도통합무선통신망(LTE-R), 초고속해상무선통신망(LTE-M) 간 전파 간섭 회피 대책이 수립된다.
3개 공공망 간 설계도를 공유하고 랜 셰어링(무선망 공유) 등 혁신 기술을 적용해 망 안정성을 극대화한다. 궁극적으로 국민 생명과 안전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안전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가 '통합공공망 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구성하고 3개 공공망 간 공동설계와 안전기술 적용 원칙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1월 28일자 1면 참조〉
재난망(PS-LTE)·철도망(LTE-R)·해상망(LTE-M)은 용도가 각각 다름에도 700㎒ 대역(20㎒폭)이라는 동일 주파수를 사용, 전파 간섭 가능성이 지속 제기됐다.
경찰·소방이 사용하는 PS-LTE 구축 지역에 철로를 따라 LTE-R가 구축될 경우 전파 간섭이 발생, 재난망과 철도망 2개 모두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행안부가 정부 부처 간 협의회 구성을 제안, 합의를 끌어냈다.
협의회는 국민 생명이 최우선이라는 공감대 아래 △LTE-R 회피 △랜 셰어링 적용 △실무 논의 체계 구성 등 세부 방안에 합의했다.
국토부가 철로 구간을 따라 철도망을 우선 구축하고 행안부·해수부는 재난망 및 해상망을 철도망과 최대한 이격해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3개 망 사전 설계도를 공유, 기지국 간 이격 또는 안테나 각도 조정 등 물리적 방식으로 전파 간섭을 1차 회피한다.
철도망 이상 발생 시 국민들의 생명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한 결과다. 국토부는 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 활용되는 철도망에 전파 간섭이 발생할 경우 열차 탈선으로 인한 대형 인명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행안부와 해수부가 공감했다.
협의회는 철도망 우선 구축 이후 2차 발생하는 전파 간섭 또는 음영 지역 문제에 대해서는 랜 셰어링 기술로 보완하기로 합의했다.
랜 셰어링은 하나의 무선 기지국이 재난망과 철도망을 공유하도록 무선 전파 자원을 최적화해 상호 연동하는 기술이다.
철도망을 우선 회피하는 설계로 인해 재난망·해상망에 음영 지역이 발생하거나 망 설계 효율상 철도망과 전파 중첩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랜 셰어링을 적용하면 철로에서 재난망 단말기가 자체 기지국이 아닌 철도망 기지국이 제공하는 채널에 접속해 데이터를 재난망에 중계해서 통신할 수 있다.
협의회는 이 같은 간섭 회피 대책을 처리하기 위한 실무 기술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망 회피 설계와 랜 셰어링 기술 등 적용 세부 방안을 도출하고, 3개 부처 간 적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문제 등을 조율하는 역할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결정권자인 부처 간 논의를 집중할 협의회를 구성,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부처 간 시각차로 인해 3개 공공망 간 간섭 회피 대책 합의가 지연됐지만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실질 대책이 조율된 점은 중요한 성과다.
협의회는 현재 망이 구축되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해 완벽한 사전설계 방안을 마련한 이후 망을 구축하기보다 기관 간 설계 공유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재난 안전 전문가는 “부처 간 전파 간섭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과 원칙에 합의해 다행”이라면서 “실무 논의와 망 설계, 구축 과정을 꾸준히 점검해서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 합의 내용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