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매출 감소세 둔화…1분기 'V자 반등' 여부에 촉각

작년 4분기 매출 155억3500만달러
전 분기보다 1.5% 하락…낙폭 감소
1년간 가격 요동 치며 큰 불황 겪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재고 정상화 전망

D램 시장 4분기 매출 순위. <자료=D램익스체인지>
D램 시장 4분기 매출 순위. <자료=D램익스체인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분기별 D램 시장 매출 추이

장기간 침체됐던 글로벌 D램 시장 매출이 지난해 4분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올해 데이터센터 D램 수요 증가 등으로 시장 반등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19일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D램 시장 매출은 155억3500만달러(약 18조52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 157억7300만달러보다 1.5% 하락한 수치다. 전분기 대비로는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지난 한 해 동안 내내 침체됐던 D램 시장 환경에 비해서는 낙폭이 상당히 둔화됐다는 분석이다.

분기별 D램 시장 매출 추이
분기별 D램 시장 매출 추이

지난해 D램 업계는 데이터센터 수요 부진 등으로 큰 불황을 겪었다. 2019년 1분기부터 시장 매출이 직전분기인 2018년 4분기에 비해 28.6%, 전년 동기 대비로는 30% 가까이 떨어진 163억32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불안한 시작을 알렸다. 이후 분기별로 140억~160억달러 사이를 오가던 D램 시장은 4분기에 들어서야 안정세를 찾았다. 하지만 D램 수요는 회복에도 불구하고 공급 과잉 여파로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D램 제조사들은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D램익스체인지 관계자는 “4분기 D램 수요가 지난해 3분기보다 살아나면서 공급사들이 판매 빗그로스(메모리 용량을 1비트 단위로 환산했을 때의 생산량 증가율)를 늘렸지만, 평균단가(ASP)는 3분기에 비해 7~8%씩 내리면서 실적에는 큰 개선이 없었다”고 전했다.

올 1분기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D램 시장 회복 분위기가 점쳐진다. 특히 D램 가격이 저점을 찍고 올라가면서 'V자 반등'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례로 PC용 DDR4 8Gb 범용 D램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1월 말 1.07% 증가한 2.84달러를 기록했다. 2018년 말부터 줄곧 우하향세를 띄던 부품 가격이 1월에서야 상승세로 돌아섰다.

평균 가격이 8달러를 넘던 2018년 메모리 초호황 시기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가격이지만, 가뭄에 단비 같은 시장 신호로 반등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올 상반기 D램 재고 정상화가 마무리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D램 비트그로스는 연간 10% 중반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D램 수요 대응을 위해 장비 예산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평택 1공장 여유 공간과 신규 공장인 평택 2공장에 D램 제조 설비를 갖추고 있다. 신규 생산 능력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50K(5만장) 정도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메모리 불황에도 공고한 점유율을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전체 D램 시장에서 43.5% 점유율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켰고, SK하이닉스는 삼성에 이어 29.2%를 기록했다. 한국의 양대 D램 회사가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의 73%를 차지한 셈이다.

D램익스체인지 측은 “삼성전자는 하반기 평택 2공장 가동과 함께 1z 나노 공정 전환에 속도를 올리고, SK하이닉스는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는 대신 1y 나노 공정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