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한국, 제4이통 도전 7차례 실패

<전자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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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경쟁 활성화와 통신비 인하를 목표로 2010년부터 7차례 제4 이동통신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재무적 능력을 갖춘 건실한 사업자가 등장하지 않은 게 주된 이유다. 우리나라도 제4 이통을 향한 문은 열려 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 제4 이통 도전 역사는 2010년 6월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와이브로 방식으로 사업권을 신청하며 시작됐다.

KMI는 중소기업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권에 도전했다.

옛 방송통신위원회도 토종 기술인 와이브로 활성화와 통신비 인하 요구에 부응해 제4 이통 활성화를 정책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KMI는 대기업 주주를 확보하는 데 실패하며 재무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탈락했다. KMI는 이듬해 재무적 요건 등을 보완해 재도전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2011년에는 KMI에 더해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이 제4 이통 사업 출사표를 던졌다. IST는 현대그룹 참여를 이끌어냈지만 현대그룹이 중도에 포기, 재무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하며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KMI와 IST는 2012년에도 제4 이통 사업권을 재신청했지만 이듬해 옛 방통위는 재무 건전성 부족을 이유로 불허했다.

KMI와 IST는 2013년 투자요건을 보완해 다시 제4 이통사업 신청서를 제출하며 재도전에 나섰다. KMI의 다섯 번째, IST의 세 번째 도전이었다. 양사는 방통위가 심사에 돌입하기도 전에 중도 포기했다. KMI는 2014년 박근혜 정부 출범으로 탄생한 옛 미래창조과학부를 대상으로 여섯 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사업권이 불허됐다.

이후 옛 미래부는 제4 이통 심사 행정력 낭비를 우려, 정부가 정기적으로 수요를 파악해 사업자 신청 공고를 내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2015년 정부 공고로 진행한 제4 이통 심사에는 세종텔레콤과 퀀텀모바일, K모바일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3사는 1차 심사를 통과했지만 2016년 초 진행된 최종심사에서 재무능력 관련한 기준점을 넘기지 못했다.

2017년 대통령선거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제4 이통을 공약으로 추진했지만,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미래부를 계승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범 이후 제4 이통 추진은 사실상 중단 상태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2018년 기간통신사업자 허가제를 등록제로 전환했다. 정부가 지정한 요건을 갖춘 사업자는 누구나 기간통신사업을 할 수 있도록 문호가 넓어졌다. 하지만 제4 이통 사업권을 위한 주파수 할당 과정에서는 정부가 재무 요건을 심사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일본 라쿠텐, 미국 디시네트워크와 같이 재무 능력을 갖춘 사업자만 나타난다면 이전에 비해 간략한 심사를 받고 제4 이통 사업권을 얻을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