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코로나19 사태에도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직간접 영향을 받았지만 탄탄한 사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버텨 낸 결과로 분석된다.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중국 업체 등 글로벌 기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쟁 우위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분기에 전년 대비 상승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매출 56조7362억원, 영업이익 6조609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3%, 영업이익은 6% 각각 증가한 수치다.
호실적을 전망하는 근거로는 서버용 반도체 수요와 가격 상승 등 반도체 사업 회복이 첫손에 꼽힌다. 반도체는 삼성전자 전사 실적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스마트폰 사업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으면서 경쟁 상황이 유리해졌고, 갤럭시S20과 갤럭시 Z플립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분기 이후에도 반도체 사업 상승세에 힘입어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반도체는 중국권 스마트폰 생산 정상화가 지연되면 오더컷(주문 철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스마트폰 사업에서) 중국 스마트폰 생산 차질로 일부 반사이익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는) 모바일 수요 부진에도 서버용 수요는 매우 견조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5조5438억원, 영업이익 836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LG전자 실적 전망이 향상될 것이라는 증권사 보고서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코로나19가 LG전자 이익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가전사업은 1분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TV 사업은 중국 업체들이 코로나19 영향을 받으면서 경쟁 환경이 개선되고, 실적 상승도 점쳐진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으면서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할 전망”이라면서 “코로나19 국면에서 TV는 중국 업체의 생산 차질에 따라 경쟁 환경이 우호적이고, 가전은 고부가가치 건강가전 수요가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DB금융투자도 “코로나19가 LG전자에도 직간접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영향은 대체로 없어 보인다”면서 “중국 매출 비중이 미미하고 시장 타격이 큰 스마트폰은 이미 극도로 부진한 수준에 와 있어 추가 부진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DB금융투자는 “그나마 악영향도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는 가전과 TV로 상쇄하고 있다”고 낙관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