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콘텐츠 지원사업 평가가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사업일정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려워 찾은 고육지책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3월 말부터 상반기 예정한 과제 평가를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과기정통부와 IITP는 올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실감콘텐츠 지원에 약 1900억원을 집행한다. 정부 콘텐츠 지원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크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사업자 선정을 한 차례 연기했다.
IITP는 '과제발표 영상 재생 20분' '컨퍼런스 콜 방식 질의응답 20분'으로 원격 발표 규격화했다. 지원자가 20분짜리 발표영상을 제출하면 이를 상영하고 평가위원이 전화로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영상 품질이 심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고정된 화면으로 촬영하고 자막, 이미지 등 추가 편집을 허락하지 않는다. 추가 편집 시 해당 자료는 질의응답도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콘텐츠진흥원은 일시 중단했던 지원사업 심사평가를 23일부터 재개한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한다.
'심각' 상태가 지속되거나 악화할 경우 발표자와 평가자 전체를 원격으로 연결할 방침이다. 상황이 호전되면 발표자와 발표자료는 원격으로 소환하고 평가위원 일부가 제한된 공간에 모여 심사하는 방식을 고려한다. 대면 심사 시에는 발표자가 한 곳에 모이지 않게 온라인으로 번호표를 발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콘진원 관계자는 “발표자와 심사위원, 스태프 접촉을 최소화 하는 차원에서 단계별 방안을 마련하고 이번 주 발표할 계획”이라면서 “사업별로 특수성을 고려해 업계 입장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대안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콘진원은 문체부와 과제 행정처리 소요기간 단축, 제작기간 연장을 협의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사업이 이미 한 달 가량 미뤄졌기 때문에 행정처리를 서두르거나, 선정업체 제작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업체 부담을 최소화 한다.
서울시 역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민간업체 공모 사업 일부를 영상으로 대체한다. 서울시는 '스마트시티' 사업을 중심으로 3D촬영, 데이터수집 분야에서 다수 민간업체와 협력 중이다. 상반기 사업자 선정이 필요한 프로젝트는 영상 사업설명회를 검토 중이다.
업체와 기관 모두 불가피한 상황이라는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업체 한 대표는 “비대면 방식은 평가자나 지원자 모두 익숙하지 않아 난감하지만 일정이 계속 미뤄지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비대면 방식 심사·사업 예산을 추가 집행해야 하는 등 과제가 산적했지만 더 이상 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