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 R&D부터 양산까지 전 공정 지원…세계서 주목

신제품 개발·테스트·시제품 생산 등 파운드리 물량 급증
클린룸 등 설비 확대해 월 1000장 규모 웨이퍼 생산 목표

부산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 내부 전경.
부산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 내부 전경.

부산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에 국내외 반도체기업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첨단 클린룸을 비롯한 최신 설비를 갖추고 파워반도체 연구개발(R&D)에서 양산까지 전 공정을 지원한다.

센터 보유 장비와 기능, R&D 수행 능력, 양산 역량이 알려지면서 가동한 지 1년이 채 안 돼파워반도체 신제품 개발은 물론 테스트, 시제품과 완제품 생산 등 위탁(파운드리)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원장 최종열)는 3월 말 기준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 파운드리 물량이 6인치(150㎜) 웨이퍼 기준 120장을 넘었다고 밝혔다. 아이큐랩을 비롯한 5개 기업과 맺은 계약금만 10억원 규모다.

센터 주력 파운드리 제품은 6인치 SiC(탄화규소) 파워반도체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송전 설비, 전기·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과 로봇 기반 스마트팩토리 등 첨단기기와 산업에서 전력 제어용으로 사용한다.

위탁 기업 아이큐랩은 자체 랩에서 시제품을 개발했지만 소량 양산라인을 구축하기 어려웠다. 이 기업은 센터에서 생산한 SiC 파워반도체를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 공급한다.

센터는 현재 파워반도체 신제품 R&D, 시제품과 파일럿, 신제품 양산 등 개별 기업 요구에 맞춰 많게는 40매에서 적게는 9매까지 파워반도체 웨이퍼를 공동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다양한 파워반도체 신규 수요에 대응해 기업과 단위·일괄공정 공동 개발도 수행한다.

센터는 파운드리 5개 기업 가운데 2개 기업과 올 하반기 추가 양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국내외 유수 반도체 3개사와 파운드리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원하는 것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적용 가능한 고성능 파워반도체와 양산 공정 개발이다. 센터는 현재 개발 물량과 월 단위 양산 능력을 고려해 위탁 물량을 조율 중이다.

파운드리 물량은 6인치 SiC 파워반도체 웨이퍼 기준으로 현재 월 120장에서 연말에는 생산 상한선인 월 600매까지 늘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수 센터장은 “올해 파운드리 목표는 10개 기업에 계약금 30억원으로 잡았다”면서 “현재 기업 의뢰 추세라면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가 생산한 파워반도체 파운드리 웨이퍼.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가 생산한 파워반도체 파운드리 웨이퍼.

◇파워반도체 개발에서 양산까지 전주기 지원

센터 파운드리 역량은 28종의 첨단 장비와 클린룸, 이를 기반으로 구축한 일괄 공정라인에서 나온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신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를 동반한 전용라인 구축이 필요하다. 신생기업이나 스타트업, 중소기업은 이 같은 막대한 투자를 감당하기 어렵다. 제품 생산라인을 구축·운영하고 있는 중견 및 대기업도 몇몇을 제외하고는 개발 전용라인 구축에 부담을 갖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직접 생산, 자체 R&D 외에 별도 대규모 파운드리 시장이 형성된 배경이자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가 국내 중소기업은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을 갖는 이유다.

파워반도체는 반도체 가운데서도 고부가가치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파워반도체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이로 인해 부품·소재산업 경쟁력 강화, 일본 수출규제 회피, 차세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자립과 국산화가 시급한 품목으로 꼽혀왔다.

산업부와 부산시, 한국반도체연구조합과 부산테크노파크는 파워반도체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지난 2012년 파워반도체 상용화사업을 예타사업으로 기획, 추진했다. 수차례 실패 끝에 2016년 기재부 예타심사를 통과, 2017년부터 'SiC 파워반도체 연구플랫폼 구축사업' 'SiC 파워반도체 R&D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TP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체 사업으로 시비 140억원을 추가 투입해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를 구축했다. 예타사업의 확실한 성과 창출과 국내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부산을 거점으로 한 파워반도체 산업 활성화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다.

센터는 부산대 장전센터와 기장군 장안센터 두 축으로 운영된다.

장전센터는 주로 파워반도체 R&D에서 파일럿 생산까지 신제품과 단위·일괄공정 개발을 담당한다. 연면적 1339㎡에 클래스100 등급 클린룸과 고온이온주입기, 스퍼터 등 23종 최신 장비를 구축하고, 현재 SiC 파워소자 위탁 개발생산 5건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

장안센터는 장전센터 R&D와 연계해 파워반도체 양산을 전담한다. 연면적 5793㎡에 SiC 파워반도체 후공정을 위한 5종의 장비를 구축한 상태다. 장안센터는 파워반도체 양산 장비와 별도로 신뢰성 평가 및 시험인증 장비 15종을 구축한다. 이 장비까지 구축하면 파워반도체 생산에서 시험인증, 양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부산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 전경.
부산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 전경.

◇선제 추가 투자로 생산능력 키워야

센터는 파운드리 사업으로 파워반도체 공급기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파워반도체 R&D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축적한 노하우를 파워반도체 창업기업과 스타트업에 이전해 파워반도체 산업 생태계 기반을 마련한다.

부산시와 부산TP는 센터를 중심으로 수요·공급기업을 집적화해 파워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미 제엠제코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클러스터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

센터 파운드리 물량이 늘면서 생산능력을 확대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도 생겨나고 있다.

현재 센터 월 단위 최대 생산능력은 웨이퍼 300장 규모다. 국내 파워반도체 파운드리 수요증가를 감안할 때 조속한 라인 증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센터는 클린룸 추가 구축과 부대 설비공사 확대로 내년에는 월 1000장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김동수 센터장은 “늘어나는 파운드리 물량을 소화하면서 공정상 병목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병목 공정장비 추가는 물론 설비투자 확대로 세계 파워반도체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시기”라고 말했다.


<부산 파워반도체 육성사업 현황>

[부산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 R&D부터 양산까지 전 공정 지원…세계서 주목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