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반테스트코리아 핵심 업무는 반도체 소자 기업을 위한 신속한 판단과 정확한 현장 기술 지원입니다. 따라서 회사는 엔지니어에게 자율성을 부여해야 하고 엔지니어도 그만큼 책임을 져야합니다.
특히 5G 시대가 열리면서 급격한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로 인해 일하는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선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업무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사무실 자리는 결코 소유의 대상이 아닙니다. 공유 대상으로서 업무를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최적 공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진희 아드반테스트코리아 대표는 충남 천안 공장 사무동에 지난 3월 중순 '스마트 오피스'를 회사 설립 이래 첫 도입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올해 대표 이사 취임 5주년을 맞은 그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기술을 넘어 세상을 혁신하는 아드반테스트코리아로 거듭나기 위해 수직적으로 일하던 전통적 사무공간을 개방형 사무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사무공간 혁신은 단순히 비용 문제가 아닌 목표 달성을 위한 투자라는 시각에서 스마트 오피스 도입을 결정했다.
사실 아드반테스트코리아는 최근 인원 증가로 인해 사무실 개인 고정좌석·회의실 부족, 소통공간과 휴식 공간 부족, 팀장과 팀원이 수직적으로 일하는 경직된 조직문화에 대한 문제점 개선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가 실물 경제 악화를 가속화해 세계적으로 부품·세트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을 유지하는 탓에 고민이 적지 않지만 위기 상황에 맞게 다양한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유럽·미국 등 세계적으로 위기가 산재한 상황에서 직원 개인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소통과 협업을 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위기는 곧 기회란 생각에 직원들의 업무효율을 끌어 올려주는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궁극적으로 회사 목표 달성 기반을 구축하는 데 열중할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아드반테스트코리아가 한국 반도체 산업발전에 어떤 역할을 해왔나.
▲한국반도체 산업 발전사를 되돌아봤을 때 회사는 메모리 반도체 검사 장비 분야에서 처음부터 동반자로서 같은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아드반테스트코리아는 삼성이 1M D램을 1986년 개발했을 때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삼성이 1992년 64M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세계 D램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시절부터 한국 반도체 생산라인 현장을 함께 지키면서 한국반도체 기술 발전에 기여했다.
회사는 생산기반 시설과 R&D를 갖추고 세계 반도체 기술을 선도하는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파트너로서 한국 반도체 소자 기업에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고 신속한 기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도체 소자 기업의 고도 기술협력 요구에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또 천안 생산 기지를 거점으로 삼아 장비 국산화와 부자재 국산화 등 반도체 제조장비의 국내 생산 기반조성과 전문 인력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과거 취약했던 한국 반도체 장비의 기반 기술을 다지고 한국 반도체 장비기업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상생 발전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다.
반도체 검사 장비 기업으로서 기술혁신과 안정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의 경쟁력도 확고히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속에서 한국 반도체 기술의 향상과 신뢰성 획득 과정에 기여하는 등 반도체 후방 산업계 입장에서 책임과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드반테스트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아드반테스트는 반도체 검사 장비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선도 기업이다. VLSI 리서치의 고객만족도조사에서 최고의 장비공급기업 'BEST 10'에 31년 연속 선정됐다. 기술 선진성, 제품성능, 제품 품질, 가동 가능시간 등 모든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결과이다. 매출액의 15~20%를 R&D에 쏟아붓고 있다. 자동검사장비(ATE)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기술 우위를 계속 유지하는 데 필수 역할을 하고 있다. 1954년 창립 이래 아드반테스트는 기술 혁신으로 제품 품질과 신뢰성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품질을 증명하고 있다. 이것이 세계 반도체 소자 기업들이 아드반테스트 장비를 선뜻 선택하는 이유다.
세상의 모든 기기에 탑재한 반도체는 사회 인프라 역할을 한다. 따라서 고신뢰성과 고품질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덧붙여 고기능화, 복잡화, 대용량화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진화하는 반도체 가치 사슬에서 고객 가치를 추구하고, 고객과 함께 회사도 성장하는 게 비전이다.
-아드반테스트 주력 제품은 무엇인가.
▲메모리 테스트 장비로서 패키지 테스트 전용으로 고속 낸드플래시나 D램 코어 시험용을 타깃으로 한 'T5833', 고속 D램 인터페이스 시험 전용으로 'T5503HS2'와 'T5511'이 있다.
또 개발용으로 16Gbps 대응 'V93000HSM'시리즈가 있다. 웨이퍼 레벨 시험용에는 D램·고속 낸드-웨이퍼테스트(WT) 대응용 'T5833'과 플래시를 보다 저비용으로 양산 시험을 실시하는 'T5830'이 주력 제품이다.
이외 최근 메모리 미세화나 3D화에 수반하는 디바이스 신뢰성 향상에 중요한 메모리번인시스템 'B6700'와 'H5620', 그리고 PCIeGen4에도 대응이 가능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테스트 시스템 'MPT3000' 시리즈가 있다.
시스템반도체(SoC) 검사 장비는 모듈 구조에서 다양한 품종의 테스트를 지원 가능한 'V93000'과 'T2000' 두 가지 플랫폼이 있다. 'V93000'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고성능 컴퓨팅 등으로, 'T2000'은 이미지 센서와 전력관리반도체(PMIC)로 폭넓은 고객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또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 전용의 'T6391'는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가지는 업계 표준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핸들러는 메모리 핸들러 'M6242'가 주력 설비다. 테스트 디바이스와 테스터를 접속하는 디바이스 인터페이스로서 HIFIX(High-fidelity tester access fixture)를 제조하고 있고 Service&Support 부문도 제작하고 있다.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전망과 반도체 검사 장비 시장 공략계획은.
▲1월 이후 세계 각 지역의 상황이나 규제에 따라 사업소 폐쇄나 재택 근무, 원격에 의한 고객 기술지원 등 다양한 대응 전략을 취하고 있다. 4월 초 고객 지원이나 생산, 부재 조달에서 큰 영향은 받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대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신규 투자 계획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거시경제 악화가 반도체 시장, 그리고 반도체 장비 시장에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기적 측면에서 5G를 필두로 반도체 성장 재료가 부족하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고객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과 그룹 내 제휴력, 그리고 경영진의 임기응변 대응력을 십분 발휘할 것이다. 지금은 눈앞에서 일어나는 '기회' 또는 '위협' 요인에 효율적으로 대비하면서 '액셀러레이터 페달' 내지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경우의 수를 모두 준비하고 있다.
시장 공략 측면에서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하이 스피드·로우 스피드 시장에 대한 점유율 확대와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부문도 WSRF, SMU8, AP 등 신규 프로젝트 성공을 통한 비즈니스 확대와 신규 고객 발굴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핸들러 부문은 768파라(para,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칩의 수)대응의 품질 차별화로 비즈니스 확대를 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LP DDR4·LP DDR5, DDR4·DDR5 등 D램과 그래픽 반도체 시장에 중점을 두면서 웨이퍼레벨칩스케일패키지(WLCSP)·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등 단품 테스트 단계가 아닌 시스템 테스트 단계까지 반도체 검사장비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이외 DI(Device Interface) 사업확대를 위해 고속테스트용 HIFIX(High-fidelity tester access fixture) 판매유지·레거시 설비용 HIFIX 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스마트오피스를 3월 20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도입 배경과 기대효과는.
▲연초 약 2개월 공사 기간을 마치고 스마트 오피스를 사무동에 도입한 후 현재 대부분 비어 있던 출장자 고정 좌석제를 자율 좌석제로 전환, 업무좌석이 199석에서 328석으로 65% 증가했다.
업무형 편의공간과 다양한 회의실을 배치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개방형 오피스로 바꿨다. 열린 공간과 닫힌 공간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직원 개인별 최적의 업무환경에서 업무효율을 극대화하고 협업과 열린 소통이 가능한 환경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직원들이 휴식과 재충전을 통해 새로운 도약이 가능한 창의적 기술혁신의 기반을 구축하는 공간으로 바꾸는 데 중점을 뒀다. 기존 노트북, 그룹웨어, 서버, 영상회의, 웹미팅 등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페이퍼리스 업무 환경을 구현하고 IT 선도 기업 이미지에 걸맞은 스마트 오피스로 전환했다. 처음엔 스마트 오피스란 개념에 생소하거나 거부감을 가졌던 직원도 변화한 사무 환경에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
▲회사가 요구하지 않더라도 직원들은 본인 업무에 대한 열정을 스스로 가져야 한다. 직장 생활 속에서 본인 업무를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면 회사 전체 조직에 대한 책임도 자연스럽게 생긴다. 또 아드반테스트는 한국·중국·대만·독일 등 다국적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다양한 국가적 문화적 특성을 지닌 직원이 모인 만큼 하나로 뭉치기 위해선 서로 다른 생각을 포용하고 수용해야 한다.
작년 7월 전 직원이 공유하는 기업문화로서 코어 밸류인 '인티그리티(INTEGRITY)'를 본사 차원에서 제정했다. 9개 코어 밸류 머리글자의 합체이다. 'Innovation, Number one, Trust, Empowerment, Global, Respect, Inclusion and Diversity, Teamwork, Yes' 영단어에서 첫 글자만을 조합했다. 아드반테스트가 일하는 데 있어서 가치의 근간이다.
◇아드반테스트코리아는
아드반테스트코리아는 다국적 반도체 검사 장비 공급기업인 아드반테스트의 한국 법인이다. 아드반테스트는 반도체 검사 장비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테스터, 핸들러, 디바이스 인터페이스 등을 양산, 전 세계 반도체 생산라인의 테스트 공정에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동화아드반테스트로 지난 1986년 3월 처음 한국 법인을 설립, 한국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34년간 업력을 갖춘 중견 기업이다. 1996년 4월 아드반테스트가 단독 출자해 현재 아드반테스트코리아로 사명을 바꿨다.
아드반테스트코리아는 지난 2013년 5월 천안에 최첨단 생산시설을 갖춘 신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반도체 소자기업이 제조하는 반도체 양품 여부·기능 정상여부를 검사하는 장비를 생산·공급하고 있다. 한국 협력 업체와 함께 품질 향상과 비용 절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아드반테스트코리아는 지난해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품질 개선·원가 절감·기술 혁신 등 한국 반도체 산업을 견인한 공로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등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해외 수출에 일조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9년 매출 약 2623억원에 순이익 약 246억원을 달성한 중견기업이다. 매출 외형은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약 30억원 증가하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아드반테스트코리아 임직원은 현재 200명 내외다. 회사는 복리후생과 근무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 회사는 200만원 복지카드를 지급, 모든 직원은 문화활동비, 체육활동비, 여행비, 의료비 등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매달 호프데이를 개최해 임직원이 한자리에 참여, 친목의 시간을 나눈다. 회사가 호프데이 비용을 전액 지불하는 대신 직원들은 불우이웃돕기 명목으로 성금을 모아, 복지 단체에 기부하는 행사를 펼친다.
무엇보다 국내 임직원 입장에서 가장 좋은 이점은 대만, 중국, 독일, 미국 등 아드반테스트 해외 법인에 일정 기간 파견을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다양한 반도체 기술과 문화를 접할 수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엔지니어가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기술을 배우는 근무 환경을 갖추고 있다.
회사는 또 올해 스마트 오피스를 첫 도입해 사무실에 서류와 부서 사람들이 모여 있어 반드시 가야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젊은 세대 눈높이에 맞게 자유스러운 업무 형태의 좌석과 휴식형 업무 공간을 동시에 제공, 업무 만족도를 높여준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