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과반을 훨씬 넘기는 180석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최대 의석 기록이다. 국회 전체 의석(300석)의 5분의 3을 차지하는 '공룡 정당'에 등극하면서 국회 5분의 3을 확보하면 단독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까지 가능하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총선 최종 집계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합쳐 180석을 확보했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개헌저지선인 100석보다 3석 많은 103석 확보에 그쳤다.
지역구는 민주당 163석, 통합당 84석, 정의당 1석, 무소속 5석으로 집계됐다. 정당투표는 미래한국당 33.84%, 시민당 33.35%, 정의당 9.67%, 국민의당 6.79%, 열린민주당 5.42% 등을 기록했다. 의석수로 환산하면 미래한국당 19석, 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이다.
민주당은 20대에 이어 가장 많은 의석수가 몰린 수도권을 휩쓸었다. 서울 49석중 41석, 경기 59석중 51석, 인천 13석중 11석을 가져갔다. 광주·전북·전남 28석중 27석을 확보해 호남지역을 탈환했고, 매 선거때마다 캐스팅보트로 불린 충청 28개 지역구에서도 20석을 확보해 승리하며 전국구 정당의 면모를 과시했다.
민주당은 입법 활동은 물론, 예산, 인사 처리 등 대부분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예상을 넘어서는 성과다. 15일 방송 3사 공동출구조사에 민주당은 시민당 포함 최대 170석 정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문재인 정부 중간평가와 다름없던 이번 총선에서 합격점을 받은 만큼, 정부 여당은 하반기 국정에 속도를 더할 것이다. 검찰·사법개혁은 물론, 본격적인 개혁과제 추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민주당은 우선 코로나19 조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경제 위기에 대응하는 포스트코로나 정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당분간 민주당의 독주체제가 예상된다. 모든 야당이 당론을 넘어선 규합하더라도 민주당을 견제하기 힘들다. 개헌 재추진 가능성도 나온다. 이미 개헌안 단독 발의가 가능한 상황이다. 개헌 의결정족수인 200석까지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소수정당, 무소속 의원과 연합한 개헌 시나리오가 나온다.
반면, 통합당은 서울 강남 지역과 수도권 일부, 전통 텃밭인 영남 지역에서만 지지를 받으면 지역구 정당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황교안 대표 사퇴와 함께 비대위 구성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후폭풍에 휩싸였다. 정의당·국민의당 등 군소정당들도 입지가 크게 줄어들면서 다시 양당 체제로 돌아선 모습이다.
군소정당들은 힘든 독자생존의 길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통합 연대를 모색할 수도 있지만, 정당간 정치색이 달라 오히려 계파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 크다. 보유 의석수도 적다보니 거대 양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기대할 수도 없다. 대신 완전한 국정 주도력을 확보한 정부 여당의 독주에 목소리를 내서 존재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