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서 인텔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적층 낸드플래시와 신기술을 접목한 기업용 SSD를 지속 출시하며 기업용 SSD 시장에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SSD 시장 규모는 약 326억달러로, 지난해(231억달러)보다 41.3% 급증했다. 특히 올 상반기 동안 데이터센터용 SSD 시장이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사업 발전으로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의 서버용 SSD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바닥까지 떨어졌던 SSD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기업용 SSD의 가격은 지난해보다 15%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 기업용 모두를 합친 SSD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점유율 30.5%로 1위를 차지하고, 인텔(18.2%), 웨스턴디지털(11.2%)이 뒤를 잇고 있다. 그런데 기업용 SSD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인텔 간 점유율 쟁탈전이 더욱 뜨겁다. 업계에 따르면 1위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32%, 인텔이 28%가량으로 4%포인트(P) 내외의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고 있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강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동시에 기업간 거래(B2B)용 고사양 SSD 시장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몇 개월 간 1위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인텔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144단 낸드플래시와 SSD를 발표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자리 잡은 한국에서 메모리 반도체 행사를 개최했다.
인텔은 적층 뿐 아니라 저장 기술에서도 차별화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한 개의 셀에 4비트의 정보를 넣을 수 있는 쿼드레벨셀(QLC) 기술을 활용한 3D 낸드플래시 기반 SSD는 지난 2월 1000만개 생산을 돌파할 만큼 고객사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인텔 관계자는 “QLC 제품이 범용인 트리플레벨셀(TLC), 멀티레벨셀(MLC) 제품과 같이 SSD 주류시장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인텔이 차별화한 옵테인 SSD도 순항 중이다. 인텔은 기존 낸드플래시 설계 기술과는 다른 3D 크로스포인트 기반으로 옵테인 SSD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20배 이상의 내구성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인텔이 하드디스크보다 정보 처리 속도가 빠르지만, 기존 낸드플래시보다는 느렸던 QLC 낸드 플래시 속도를 올릴 수 있는 옵테인 메모리와 결합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자사 차세대 SSD와 이에 최적화한 서버용 CPU를 지속 내놓는다면 선발주자를 빠른 시일 내에 바짝 추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