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OLED' 韓·日 수주전 불붙었다

JDI·LED, OLED 라인 정비 나서
생산력 확대해 신제품 물량 대응
스마트워치 시장 지속 확대로
고객사 확보 경쟁도 이어질듯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가 애플을 가운데 두고 '손목 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한-일전을 예고했다. 애플워치용 OLED 패널을 공급하는 양대 협력사인 LG디스플레이와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각각 중소형 OLED 패널 생산 라인을 정비, 생산성 확대에 나섰다. 애플발 수주 물량 확대를 노리는 한편 또 다른 스마트워치 제조사를 고객사로 끌어들이기 위한 인프라 확대 전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JDI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최근 발생한 자본금 변동과 신주 발행, 신임 이사 선임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JDI는 이를 위해 '제18기 보고서'(2019년 4월 1일~2020년 3월 31일 사업보고서)를 발송하고 올해 상황과 내년도 경영 방향을 주주들에게 공개했다.

'애플워치 OLED' 韓·日 수주전 불붙었다

JDI는 보고서에서 “이번 회계연도(제18기)에는 독자 기술을 활용해 OLED 정밀도와 생산성 향상을 추진했다”면서 “2021년 3월부터는 (고객사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모바라 공장 6세대 증착 방식 OLED 라인을 개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지바현 소재 JDI 모바라 팹은 애플워치용 OLED 패널을 생산한다. 생산량은 현재 6세대(1500×1850㎜) 원장 기준 월 2000~3000장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할 공산이 크다.

JDI는 지난해 애플워치 OLED 패널 공급사로 선정됐다. 애초 LG디스플레이가 단독 공급했지만 JDI가 진입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새로운 수익 모델을 확보하기 위한 JDI와 협력사 간 경쟁으로 매입 가격을 낮추려는 애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JDI는 모바라 팹 생산력을 높여 LG디스플레이 수주 물량을 자사로 끌어오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도 스마트워치용 OLED 패널 생산력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달부터 파주 4.5세대(730×920㎜) E2 중소형 플렉시블 OLED 물량을 구미 6세대 E5 팹으로 이관한다. 공정에 투입되는 원장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그만큼 생산량이 많아지게 되는 것은 물론 원가 절감, 생산 속도 단축 등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2에서는 2013년부터 스마트워치·스마트폰용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해 왔다. E5는 앞으로 애플 스마트워치 신모델용 OLED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다. JDI와 동일한 6세대 원장을 사용하게 되는 만큼 생산력과 가격경쟁력이 수주 물량 규모에 막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업계는 LG디스플레이와 JDI의 스마트워치용 디스플레이 한-일 경쟁 무대가 계속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헬스케어 기술이 발전하고 웨어러블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스마트워치 시장이 지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워치는 스마트워치 시장의 50% 안팎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지난 1분기 기준 스마트워치 OLED 패널 부문 시장 점유율은 35.8% 수준이다. 지난해 0.1%에 불과하던 JDI의 시장점유율은 애플 효과로 5.1%까지 늘었다. 스마트워치 제조사가 늘면서 삼성디스플레이(11%), BOE(15.8%), AUO(6.8%) 등도 주요 OLED 패널 공급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옴디아는 올해 스마트워치용 OLED 패널 출하량을 9871만대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처음 1억대를 돌파, 1억9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