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출입 통제"...全 산업계 고강도 비상계획 돌입

코로나 재확산 속도·공포 커져
강화된 위기 대응 매뉴얼 수립
1·2·3단계 상황별 시나리오 추진
IT부문 업권 불문 건물폐쇄까지

[표]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지표(자료-한국은행, 통계청)
[표]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지표(자료-한국은행, 통계청)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현실화하면서 전 산업계가 컨틴전시 플랜을 점검하고 나섰다. 금융, 게임, 반도체, 전자 등 분야 중심으로 위기 대응 매뉴얼을 수립하고 있다. 1차 코로나19 확산 때 마련한 '기본 플랜'을 골격으로 더욱 강력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추가하고 있다. 특히 1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시스템 장애로 이어지는 정보기술(IT) 부문에서는 업권 구분 없이 건물(사업장) 폐쇄 등 3단계 시점별 시나리오도 수립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소폭 회복세를 보이던 고용과 수출, 내수 산업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분석했다. 올 3분기 이후까지 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 우리나라 모든 경제지표는 1929년 다우지수가 폭락한 '검은 목요일'의 경제 대공황 직전 수준까지 치달을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조치가 내려질 경우 취업자 3명 가운데 1명은 사실상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어려워지는 '실업 대란'도 점쳐진다. 한국은행과 주요 경제연구소 등도 코로나19 2차 확산에 따른 암울한 경제지표를 내놓았다.

19일 정부와 산업계, 재계를 종합하면 산업별 주무 부처 중심으로 코로나19 2차 확산 충격을 감소하기 위한 비상계획 가동에 재돌입했다.

현재 시점을 1단계로 보면 2단계 부분 격리, 3단계 건물 폐쇄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단계별 지속 가능한 업무와 주요 대책을 마련하는 방안이다. 이를 근거로 산업별 컨틴전시 플랜이 작동된다. 정부와 산업계가 이처럼 고강도 컨틴전시 플랜 수립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2차 확산이 1차 확산 때보다 속도와 충격 면에서 더욱 강한 데다 공포감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과 유통, 대기업이 다수 포진한 전자 업종은 특히 IT 계열사와 전산 인프라 보유 사업장 중심으로 비상대책본부를 꾸리거나 3곳 이상의 분산근무 체계를 부분 도입했다. 한시 운영하던 외부인 출입제한도 '무기한 출입통제'로 격상했다.

금융권은 코로나19 2단계 격상 이후 인력 20% 분산배치, 업무지원과 영업추진 부문 중심으로 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내부 지침 강화에 돌입했다. 외부인원 출입제한을 한 단계 높인 전면통제로 격상하고, 본점 폐쇄 시 정상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최소 4곳 이상 사업장에 인력 20% 이상을 분산 배치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기업 대상 금융 지원책도 이달 중 확정·발표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개최하고 경기회복 모멘텀을 이어 나가기 위해 금융권의 실물경제 지원 체계 마련을 약속했다. 금융 당국과 은행 중심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 등 한시 조치 연장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IT 개발자 등이 다수 포함된 게임업계는 정상 서비스를 항시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다. 어디서든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면서도 직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조치를 지속 시행한다. 게임 장애에 대응할 수 있는 필수 인력을 순환 배치했다. 신작 개발은 일정에 문제가 없도록 보고·협업·보완 시스템을 구축했다. 검증은 지난 상반기 테스트를 통해 끝냈다. 상황 심각성에 따른 위기 대응 매뉴얼도 수립, 실행에 들어갔다.

덩치가 큰 전자업계는 사후 대응보다 사전 방비에 초점을 맞추고 방역체계 고도화를 꾀한다. 사업장 내 확진자가 발생하는 경우 셧다운 등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선제 방역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종을 이끌고 있는 대기업 중심으로 자체 검사소를 운영하는 등 고강도 방역체계를 가동했다. 또 최근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 사업장과 협력사에는 출장 자제 가이드라인을 내려 보냈다.

일각에서는 2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서울·경기에 이어 인천까지 확대돼 민간소비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기대한 'V자 반등'은 물 건너 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지속돼 수출 부진 또한 개선 여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고용과 수출, 내수 지표 모두 초유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견됐다. 실제 주요 경제 석학들이 예견한 '3분기 세계 코로나19 정점' 예상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이를 전제로 하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1.8%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애초 한은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2%로 내놓은 바 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 윤건일·이현수기자 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