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르네사스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제품으로 국내 매스마켓(대량구매 시장)을 공략할 것입니다.”
지난 1월 르네사스코리아 대표에 취임한 김귀남 대표는 국내 정보기술(IT)기기 매스마켓 시장 공략에 분주하다.
매스마켓은 대량 판매에 의해 대량 소비가 일어나는 시장을 일컫는다. 무선충전 키보드를 비롯해 전자담배, 공기청정기 등 일상에서 쓰이는 다양한 IT 제품이 이 시장에서 거래된다.
이들 IT 기기 안에는 반드시 들어가야 할 부품이 바로 MCU다. MCU는 전자제품 내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단순한 시간 예약부터 음성인식 등 특수한 기능까지 전자기기가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처리한다.
르네사스는 세계 MCU 시장 1위 업체다. 르네사스코리아는 이 부품을 주로 국내 가전 대기업에게 판매해왔다.
하지만 김 대표는 대기업과의 거래 외에 중소 가전 IT 제조사가 다양한 전자기기를 공급하는 매스마켓을 공략해야만 새로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김 대표는 “중소 업체가 많은 매스마켓의 확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그동안 대기업 이외의 업체에 MCU를 납품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우수한 MCU를 기반으로 관련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택한 전략은 '턴키 솔루션'이다. 단순히 MCU만 파는 게 아니라, 르네사스에서 만드는 각종 아날로그 반도체를 결합해 하나의 묶음(키트) 형태인 '콤보'를 제공한다. 이미 각 가전 제조사에게 맞춤 제공할 수 있는 160여개 콤보가 준비돼 있다.
김 대표는 이 키트를 활용해 중소 IT 기기 제조사는 기기 조립 부담을 덜면서 원가 절감까지 모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를 위해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약 7개월 간 국내 디자인 하우스 50여 곳과 협력 관계를 맺기도 했다. 르네사스 부품이 주로 활용된 키트를 만들어 가전제품 회사에게 신속하게 납품하는 사업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르네사스코리아는 올해 작년보다 7% 늘어난 매출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IT기기와 MCU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새로운 시장에 진입한 김 대표의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르네사스코리아는 서버용 D램 메모리 모듈에서 D램과 중앙처리장치(CPU) 사이 완충작용을 하는 '버퍼', 무선충전 송·수신 칩 솔루션, 대기업 가전용 MCU, 차량용 MCU 및 시스템온칩(SoC) 시장에서 탄탄한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안정적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사업 모델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찾아서 회사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