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율주행 도입 준비 수준이 세계 7위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부품은 수입에 의존한다는 지적이다.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스타트업을 비롯한 부품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재정적,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18일 경영컨설팅업체 글렌데일홀딩스가 한국수출입은행에 제출한 '국내 자율주행 자동차 경쟁력 분석 및 산업진흥을 위한 지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부품별 주요 업체에 한국 기업이 극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렌데일홀딩스는 복수의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보고서에서 언급된 국가별 주요 업체를 분석, “한국은 주요국 대비 분야별 경쟁력이 열세인 상황으로 주요 부품이 대부분 수입되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여러 한국 업체도 있으나 상대적으로 뒤처진 기술력으로 인해 세계 시장 인지도가 낮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세 가지 핵심 부품인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중 카메라에만 국내 업체가 이름을 올려 경쟁력 강화가 시급했다.
라이더는 79개, 레이더는 53개 업체가 있었는데 한국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라이더는 독일(31개)과 미국(27개) 업체가 대부분이었고 레이더도 독일(23개), 미국(7개), 일본(6개)이 경쟁력이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세계 1위 라이다 업체 벨로다인도 미국 업체다.
카메라 업체 36개 중에선 한국 업체로 삼성전기 한 곳이 포함됐으나 독일(10개), 미국(5개), 일본(5개), 캐나다(4개)에 비해 국가 경쟁력이 낮았다.
반도체 분야 32개 업체엔 삼성전자만, 액추에이터 분야 59개 업체엔 현대케피코만 이름을 올렸다. 초음파 64개 업체 중에선 한국 업체가 없었다. 그나마 전자제어장치(ECU) 70개 업체엔 현대모비스, 현대오트론 등 5개 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글렌데일홀딩스는 “자율주행차는 기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환되는 중요한 임계점”이라며 “글로벌 수준 기업 육성을 위한 적극적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컨설팅업체 KPMG는 지난 7월 한국의 자율주행 도입 준비 수준이 세계 7위라고 밝혔다. 이동통신망 커버리지, 정부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지원과 제도 정비 계획, 카셰어링 이용 증가 등을 이유로 꼽았다.
<표> 세계 자율주행 부품 회사 중 한국 업체 수 (자료:글렌데일홀딩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