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플랫폼사 비즈니스 행태가 주요 이슈가 됐다.
미국에서도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GAFA) 등 거대 플랫폼사에 대한 미국 하원 경쟁보고서 출간에 이어 구글과 페이스북에 대한 미국 정부 독과점소송이 실리콘밸리를 뜨겁게 달궜다.
2016년 '플랫폼혁명'이라는 책이 출간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저자도 이 책을 참고서적으로 사용해 대학원 강의를 하고 있다.
플랫폼 속성상 네트워크 효과와 파워가 플랫폼 입장에서는 경쟁력을 강화하고, 플랫폼에 연결된 소비자와 공급자는 더 좋은 가치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플랫폼 경쟁력 강화가 승자독식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이 현상은 일상생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유사 서비스의 애플리케이션(앱)이 경쟁을 하다가 결국 서비스 우열에 따라 거의 소수 앱으로 한정된다. 시장에서 독점적 우위를 차지하는 앱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책 플랫폼혁명에서 저자는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생긴 독점력으로 파워를 남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플랫폼 접근이 차별적으로 이뤄질 수 있으며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를 규제 당국자가 감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태는 미 의회 보고서 핵심사항으로 아주 상세하게 언급되기도 했다.
지난주 미 법무부가 구글을 상대로 검색시장과 검색기반 광고시장에서 불법 독점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수많은 광고주가 검색광고를 독점한 구글에 통행료를 지불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구글의 정책, 개인 데이터 사용 등을 강제로 받아들이게 했다. 이 때문에 구글 영향력을 벗어나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이 생길 수가 없게 됐다.
미 법무부는 검색시장 80% 이상 점유율을 가진 구글의 독점을 방지해 경쟁과 혁신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페이스북도 이달 미 정부로부터 소송을 당할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페이스북에 대해서는 소셜네트워킹에서 독점과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합병(M&A)에 대한 조사에 초점이 맞춰졌다.
페이스북이 M&A를 할 당시에는 정부의 환영 속에 승인을 받았다. M&A를 통해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더 공고히 다졌다. 결과적으로 M&A가 문제가 됐다. 세계 페이스북 이용자로부터 획득한 엄청난 데이터를 확보하게 돼 시장에서 다른 스타트업이 감히 도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게 미 의회 판단이다.
미 의회 보고서에서도 인수합병 승인과정에서 정부가 면밀한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위협 가능성 있는 회사는 미리 인수하는 전략을 '토지수탈'이라는 표현으로 논의한 내부 메모도 문제가 됐다.
페이스북은 이렇듯 뒤늦은 문제제기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 문제는 법원으로 넘어가 정부와 회사 간 기나긴 소송을 통해 밝혀지고 정리가 될 것이다.
미 의회 보고서와 미 정부 소송을 보면서 플랫폼 경쟁력의 양면성을 볼 수 있다. 플랫폼 속성상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했다. 그 과정 속에서 20세기 초 독점방지법 제정을 이끌었던 석유회사와 철도회사가 행했던 초법적이거나 불법적 행태를 저질렀느냐가 핵심이다.
소위 '필수설비' 개념에서 설비는 공정한 접근과 공평한 기회를 통해 제공돼야 하고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플랫폼 시장에서 필수설비는 데이터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시장에서는 혁신이 증가되고 소비자에게는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