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 경제에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3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보다 1.9%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그동안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이 2분기 대비 18.1%나 증가하면서 3분기 회복을 견인했다. 우리 수출은 지난 4월 25.6%까지 감소했지만, 이후 회복세를 지속하며 9월에는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10월 수출은 조업일수 부족으로 3.6% 감소했지만, 하루 평균 기준으로는 5.6% 증가해 9개월 만에 플러스 반등하며 회복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수출 회복의 가장 큰 원동력은 우리 제조업의 탄탄한 경쟁력이다. 우리 수출의 대표 품목들인 반도체와 자동차는 각각 4개월 연속,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나아가 이들 주력산업들은 시스템 반도체, 수소〃전기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고도화 하며 미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수출 성장동력 품목들이 우리 수출의 돌파구를 열고 있다. 바이오헬스는 진단키트의 우수성으로 사상 처음 연간 수출 100억불을 돌파했다. 이차전지도 글로벌 그린 붐으로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중소〃중견기업 중심 품목들인 화장품과 K-식품 수출이 올해 3분기까지 각각 15.2%, 6.5% 증가했고, 특히 비대면 경제 본격 확산에 따라 온라인 수출은 108.1% 급증했다.
제조업 경쟁력과 함께 이번 수출과 GDP 회복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K-방역이다. 국민 모두 주체가 된 방역시스템은 생산 차질을 최소화시켰다. 그 결과 8월 제조업 생산지수는 전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이 같은 제조현장의 안정화는 우리 수출이 중국, 미국, EU로 차례로 이어지는 글로벌 수요회복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추게 해주었다. 이에 힘입어 해외 기업과 투자자들은 한국을 더 매력적인 투자처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3분기 외국인직접투자는 52억3000만달러로 동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방역과 경제가 함께 가며, 코로나19가 역설적으로 우리 제조업과 수출 저변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어렵게 돌아선 수출 회복세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 주요국들의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고, 미〃중 경제의 디커플링 등 불안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한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우리 기업들과 합심해 수출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수출컨트롤 타워인 국무총리 주재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를 통해 기업인들의 해외출장, 물류, 비대면 마케팅 등 수출현장 애로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실질적 지원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보완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제조업과 서비스의 융합을 가속화하고, 디지털과 AI를 접목한 무역지능화 플랫폼을 구축해 무역구조를 혁신할 것이다. 이를 통해 수출 중소기업 수는 10만개를 넘어 20만개로, 무역규모는 1조달러를 넘어 2조달러의 시대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될 것이다. 이는 조만간 발표될 '수출 디지털 전환대책'의 비전이자 핵심 골자이기도 하다.
'풍신연등(風迅鳶騰)'이라는 말이 있다. 바람이 거셀수록 연이 높이 날 듯 역경 속에 강해진다는 의미다. 우리 수출은 과거 IMF 위기, 금융위기를 거치며 오히려 세계 수출 점유율을 확대한 위기극복의 DNA가 있다. 우리 수출이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약의 역사를 써 나가길 기대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sungym@moti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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