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2020 뜨거웠던 IPO, 주요 기업들 성적 어땠나

SK바이오팜, 넉달 동안 주가 244% 상승
카카오에임즈, 공모가 대비 100% 성장
청약 증거금 58조4237억 몰린 빅히트
상장 당일 시초가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

[이슈분석] 2020 뜨거웠던 IPO, 주요 기업들 성적 어땠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20년 신규 상장 후 공모가 대비 주가가 가장 많이 상승한 기업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수익률의 시장수익률 초과분공모주에 대한 기관과 개인 수요 추이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식투자에 뛰어든 개인투자자가 폭증한 상황에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IPO는 공모주 청약 시장을 뜨겁게 달구기 충분했다. 마이너스통장과 대출로 자금을 끌어모아 거액을 증거금으로 유치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뒤이어 올해 IPO '빅3'로 꼽힌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청약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으나 공모가격 고평가 논란 등으로 상장 후 약세를 보였다.

올해 국내 IPO 성적 최고 신기록을 세운 기업은 카카오게임즈였다. 카카오게임즈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745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1478.53대 1로 IPO 수요예측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당시 공모가는 2만4000원으로 희망밴드 최상단을 기록했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58조원 증거금이 몰렸다.

올해 공모주 청약 시장에 불을 지핀 SK바이오팜은 6년 전 제일모직이 세운 일반 투자자 청약 공모주 기록(30조원)을 넘어선 30조9889억원을 기록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1076개 기관이 참여해 835.66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밴드 상단인 4만9000원이었다.

이들 두개 기업 주가는 상장 첫 날 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를 형성한 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지난 7월 2일 상장한 SK바이오팜은 공모가 4만9000원에서 최고가 26만9500원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13일 종가 기준 16만6000원을 형성했다. 약 넉달 동안 주가가 244% 상승했다.

지난 9월 10일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공모가 2만4000원에서 최고가 8만91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13일 종가 기준 4만8150원을 형성했다. 공모가 대비 주가가 100% 성장했지만 공모주 배정에 참여하지 못한 일반 투자자가 상장 첫 날 시초가 4만8000원에 주식을 매입했다면 150원(0.3%) 수익에 그친 셈이 된다.

IPO 빅3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상장 기록은 SK바이오팜을 제친 2위를 기록했지만 상장 후 성적은 좋지 못하다. 빅히트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117.25대 1 경쟁률을 기록해 코스피 IPO 공모에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최상단인 13만5000원을 확정했다.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에서는 606.97대 1 경쟁률로 청약 증거금 58조4237억원이 몰렸다.

IPO 열기는 SK바이오팜을 뛰어넘은 2위 수준이었지만 상장 후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상장 첫 날인 10월 15일 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인 27만원을 형성했지만 당일 주가가 하락한 후 흐름이 부진하다. 지난 13일 기준 종가는 16만원이다.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다면 18.5% 수익을 냈지만 상장 당일 시초가 대비해서는 마이너스 40% 수익률에 그친 셈이다.

이들 IPO 빅3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50조원대였던 증시 예탁금이 6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SK바이오팜이 지핀 IPO 열기가 카카오게임즈로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예탁금 규모가 새로운 기록을 썼다.

IPO 대어로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사업 모델에 대한 높은 기대감으로 상장 후 주가 흐름이 눈에 띄게 상승한 기업도 뒤늦게 투자자 관심을 얻고 있다.

올해 상장하고 최소 한 달이 지난 기업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SK바이오팜에 이어 한국파마(8월 10일 상장)가 공모가 대비 주가가 131% 올랐다. 두 번째로 성장폭이 컸다.

한국파마는 1974년 설립 후 정신신경계와 소화기계 의약품을 경쟁력을 갖추고 중점 생산해왔다. 국내 정신질환 치료제 시장과 고령화 시대에 따른 노인 치매인구 증가에 따라 중장기 성장성을 인정받아 주가가 성장했다.

뒤를 이은 기업은 서울바이오시스다. 지난 3월 6일 상장했으며 공모가 대비 주가가 128% 성장했다. 이 회사는 국내서 유일하게 전파장(100~1600나노미터) LED 칩을 생산한다. 서울반도체 자회사로 LED 토털 솔루션을 함께 공급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살균 기능을 가진 UVC LED 칩 실적이 증가했고 향후 이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작년 연말 상장사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기업이 다수 있다.

센트랄모텍(2019년 11월 25일 상장)은 공모가 대비 주가가 270% 성장했다.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센트랄모텍은 전기차 관련 기업으로 분류되면서 올해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풍력발전기용 선회베어링을 설계·생산하는 씨에스베어링(2019년 11월 21일 상장)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공모가 대비 261.9% 성장했다.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기반 항암제 기술력을 보유한 메드팩토(2019년 12월 19일 상장)는 156.8% 성장했다.

금융투자 시장에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은 내년 상장이 예상되는 기업 가치가 LG에너지솔루션(40조~50조원), 크래프톤(20조~30조원), 카카오뱅크(6조~40조원), 카카오페이(7조~10조원), SK바이오사이언스(3조원 이상), 카카오페이지(2조~4조원) 등으로 이들 6개 기업의 총 가치가 약 78조원, 공모규모는 약 1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간 가장 IPO 시장이 뜨거웠던 2017년에 상장한 종목의 총 기업가치가 약 35조원, 공모규모는 약 8조원이었다”며 “내년에는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참여가 활발해져 공모주 시장 유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