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린 '한국판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에는 SK텔레콤과 KT,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가 참석해 인공지능(AI) 신기술 등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8번째 한국판 뉴딜 현장 행보이기도 했던 이날 행사에서 기업은 각각 특성과 강점에 따라 AI 분야에서 추진 중인 혁신적 노력과 성과, 향후 계획과 미래 비전 등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데이터센터(서버)용 AI 반도체 'SAPEON X220'을 출시했다. 엔비디아, 인텔,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 미래 반도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AI 1등 국가 실현에 앞장서겠다는 의도다.
AI 반도체는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저전력으로 실행하는 효율성 측면에서 특화된 비메모리 반도체로 인공지능의 핵심 두뇌에 해당한다.
'SAPEON X220'은 기존 GPU(그래픽처리장치) 대비 성능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하다.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기 때문에 데이터센터에 적용 시 데이터 처리 용량이 1.5배 증가한다. 가격은 GPU 절반 수준이고 전력 사용량도 80%에 불과하다.
SK텔레콤은 연말부터 미디어, 보안, 인공지능 비서 등 다양한 분야에 'SAPEON X220'을 적용해 AI 서비스 고도화를 시작하고 해외시장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김윤 SK텔레콤 CTO는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는 지난 4년간 정부와 함께 AI 반도체를 개발했다. 이 작은 칩 하나가 6700장 사진을 인식한다. 클라우드 서버에 장착돼 수많은 사용자에게 음성인식, 영상분석, 언어처리 등 AI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AI반도체와 AI 기반 콘텐츠 추천, 음성 인식, 영상 인식, 영상화질 개선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접목해 'SAPEON'을 차별화된 AI 토털 솔루션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김 CTO는 'SAPEON X220' 칩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김 CTO가 발표 중인 무대 위로 올라가 “이게 최초에요? 진짜 칩입니까”라고 물으며 “고생 많이 했다”고 격려했다.
KT는 LG전자, 현대중공업그룹,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양대 등 9개 기업, 기관, 대학과 결성한 AI 원팀의 공동 연구개발(R&D)과 협력을 통한 AI 핵심기술 개발, 전문인력 양성 현황을 설명했다. AI 원팀은 전문분야에서 세계적 역량을 갖춘 참여주체간 전략적 협력으로 상호 경쟁력을 높이는 모델이다.
전홍범 KT 부사장은 AI 기술를 활용한 국내 최초 목소리 복원프로젝트를 언급하며 “(청력·언어장애인 등)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AI 기술이 활용된다는 새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대중공업과 협업해 만든 호텔로봇도 소개했. 한 쌍의 로봇MC를 등장시켜 행사의 개막을 돕는 장면도 연출했다. KT는 서빙 로봇 외에 다양한 업종별 로봇을 현대중공업과 함께 제작해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7개 글로벌 인공지능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연구 중인 AI 기반 차세대 통신과 디스플레이 기술의 고도화, 다양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등 주요 연구분야를 소개했다.
이경운 삼성전자 전무는 “삼성이 추구하는 AI 기술은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 인간 중심의 인공지능(Human-Centered AI)”이라며 “늘 우리 곁에 있으면서도 안전한 AI를 위해 공정성과 책임성, 투명성 등 윤리기준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사람의 과일 깎기 등 정밀한 힘 조절 능력까지 학습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AI 로봇 기술 아크(ARC)를 공개했다.
디지털 뉴딜에 발맞춰 다른 기업과 협력해 데이터의 산업적 활용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네이버는 전세계 AI 로봇 공학자와 협력을 주도하고 함께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며 “업계가 AI 연구를 가속화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양질의 데이터도 AI 산업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 연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MAGAF(MS·아마존·구글·애플·페이스북)를 뛰어넘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카카오가 내세운 카드는 2019년 말 설립해 AI 개발에 전념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다.
강성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수석부사장은 “AI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뛰어난 알고리즘과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컴퓨팅 하드웨어, 데이터, 클라우드 생태계 등이 필요하다”며 “카카오는 고도화된 AI 엔진을 다양한 영역에 활용할 수 있는 파트너 생태계를 가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데이터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강 수석부사장은 “알고리즘은 대부분 논문 등을 통해 외부에 공개돼 있고 하드웨어는 돈을 내고 구입할 수 있다. 반면 데이터는 계속해서 새로운 데이터가 유입되는 플랫폼과 AI를 다양한 영역에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확보한 기업이 아니면 절대 AI를 잘 할 수 없다”고 했다.
MAGAF와 같은 글로벌 AI 기업은 모두 방대한 데이터 플랫폼과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며 카카오 역시 “매일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해 인공지능에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과 그렇게 고도화된 인공지능 엔진을 다양한 영역에 활용할 수 있는 파트너 생태계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전국민이 사용한다는 카카오톡이 그 매개체다. 강 수석부사장은 “카카오의 AI 기술은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영역의 기업들의 마케팅, 고객 상담, 가정용 IoT에 활용되고 있다. 1700만대 현대자동차에 탑재돼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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