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전국 모든 시내버스에서 무료 와이파이 가능···'K-와이파이' 새 역사

2018년부터 올해 10월까지 3만5000대에 구축
누적 이용 4억2000만명...1대당 월 1228명 사용
출퇴근 시간 접속 많아..안정적 관리-홍보 숙제

[이슈분석]전국 모든 시내버스에서 무료 와이파이 가능···'K-와이파이' 새 역사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전국 시내버스 3만5006대에 와이파이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전국 모든 시내버스에서 무료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이 일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대중교통에서 데이터 접근권을 높임은 물론이고 가계 통신비 절감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모니터링·운영체계를 확보, 버스 와이파이 사용률을 지속 높이는 건 과제다.

◇버스 와이파이 3년 만에 완성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버스 와이파이 전국 구축 성과보고회를 개최하고 전국 대중교통 무료 데이터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과기정통부는 가계 통신비 경감과 통신 접근성 강화를 목표로 전국 16개 지자체(제주도 자체 구축)와 2018년부터 올해 10월까지 3년간 시내버스 와이파이를 구축했다.

시내버스 내부에 전용 와이파이 공유기(AP)를 설치하고 이동하면서 활용이 가능하도록 롱텀에벌루션(LTE) 네트워크를 무선 백홀로 활용, 버스 이동 중 데이터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과기정통부는 2018년 구축을 시작해 2019년 5월까지 4200대, 올해 1월까지 전국 2만7000여대에 버스 와이파이를 구축했다. 올해 3차 구축 사업으로 11월까지 전국 총 3만5006대 모든 시내버스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축을 완료했다.

국민은 핵심 교통수단인 시내버스에서 무료 데이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버스 와이파이 구축 과정에서 실제 상당한 데이터 트래픽 이용이 확인됐다. 2019년 5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18개월간 버스 와이파이 이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누적 4억2000만명이 버스와이파이를 이용했다.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8번 이용한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데이터트래픽은 HD급 고화질 영화 1400만편을 시청한 것과 같은 총 1만6000 테라바이트(TB)를 이용했다.

◇시내버스 와이파이, 국민 서비스 존재감 알려

이처럼 시내버스 와이파이 인프라 확대에 따라 사용률이 증가하는 현상은 데이터로 입증됐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버스 1대당 월 평균 1228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출퇴근 시간(오전 7~9시, 오후 5~8시)에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퇴근 시간에 41% 트래픽이 발생했다.

와이파이 시내버스가 지난해 4200대에서 올해 1월 2만7000대로 증가하면서 이용자는 전년 대비 지난해 3400만명에서 2020년 3억9000만명으로 11.3배 증가했다.

최근에는 일반접속보다 안전한 보안접속 이용이 뚜렷한 증가세다. 올해 1월 37.2%였던 보안접속 이용률은 10월 44.3%로 확대됐다. 영어, 베트남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세계 31개 언어를 사용하는 등 외국인 이용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버스 1대당 월 평균 55.3GB 데이터 트래픽이 발생했고, 전체 버스 16.7%에 해당하는 약 4540대는 월 평균 100GB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시내버스 중 데이터 트래픽이 가장 많은 노선은 부산 1001번(월 평균 102GB, 부일여객)으로 나타났다. 개별 버스 중에는 울산광역시 71자 3241번(누적 2887GB)으로 확인됐다. 서울 143번, 대구 503번, 인천 8번, 광주 진월 07번, 대전 301번 등 광역 노선버스에서 사용량이 두드러졌다.

◇안정적 관리는 과제

시내버스 와이파이는 출퇴근 직장인은 물론이고, 고가 데이터 요금제를 이용하기 어려운 학생과 주부 등이 주로 이용하며, 데이터 부담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버스 와이파이가 구축 3년만에 국민생활에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과기정통부는 시내버스 와이파이 전국 구축으로 국민 무료 데이터 이용을 통한 경제적 편익이 향후 3년간 최대 2200여억원(월 약 61억원)에 이를것으로 기대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3년간 투자하는 회선료 비용 대비 약 4.4배 높은 가치다.

안정적인 관리와 홍보는 과제다. 시내버스 와이파이는 일부 노선에서는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사용법을 모르는 국민도 존재한다. 3만5006대 시내버스에서 국민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점검체계를 강화하고, 이용방법 등 홍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와 버스 운송업체의 협력이 필수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지자체 등과 버스 와이파이 지속적인 운영 정책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국회도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공와이파이 확산·관리 근거를 담은 법률을 발의하는 등 지원에 나설 태세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공공와이파이는 국민의 통신비 걱정을 덜어주는 긴요한 수단”이라며 “우리나라가 코로나 상황에서 세계 최초 전국 모든 시내버스에 와이파이를 구축함으로써 K-방역에 이어 K-와이파이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장관은 “정부는 초연결 지능화 시대에 국민이 통신비 걱정 없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와이파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통합관리센터를 통해 품질관리를 강화해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