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수단으로, “검찰권을 약화시키는 괴물 같은 조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공수처 관련법과 경찰법, 국정원법 등 권력기관 개혁 법률을 의결했다. 이들 법안은 문 대통령 대선 공약이다. 국회 진통 끝에 통과돼 이날 국무회의에서 처리됐다.
문 대통령은 “한국 민주주의의 오랜 숙원이었던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화가 드디어 완성됐다”며 “오랜 기간 권력기관에 의한 민주주의 훼손과 인권 침해를 겪어왔던 우리 국민들로서는 참으로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논란의 중심인 공수처에 대해선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수단으로 의미가 크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의 잘못에 책임지지 않고, 책임을 물을 길도 없는 성역이 돼 왔다는 국민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는 검찰의 내부 비리와 잘못에도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수처가 독재수단이라는 야권의 주장에 대해선 “정권의 권력형 비리에 사정의 칼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인데, 이것을 어떻게 독재와 연결시킬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공수처는 지난 1996년 전두환·노태우 정권 비자금 사건을 계기로 논의가 시작됐다. 김대중 정부에서 본격적인 정부 논의가 이뤄졌고, 노무현 정부에서 입법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가 설치되었더라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은 없었을지 모른다”며 “역사에는 가정이 없는 것이지만, 안타까운 역사”라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