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 독자 ALD 기술로 '턴어라운드' 기대

반도체 설비투자 위축…작년 매출 감소
올해 SK하이닉스 등에 신규 물량 공급
독자 기술·영업 노하우로 시장 우위 확보
차세대 장비 개발 위한 R&D 투자 계속

주성엔지니어링, 독자 ALD 기술로 '턴어라운드' 기대

주성엔지니어링이 원자층증착공법(ALD) 기술을 기반으로 올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 지난해 수요 기업 투자 축소 등으로 주춤했던 반도체 ALD 장비 사업 매출을 끌어올리면서 시장 우위를 확보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제조사의 ALD 장비를 대량 수주해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올해 주성엔지니어링이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국내외 주요 반도체 업체에게 출하할 신규 ALD 장비가 수십여대 이상일 만큼 업황이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주성 SDP CVD 장비. <사진=주성엔지니어링 홈페이지>
주성 SDP CVD 장비. <사진=주성엔지니어링 홈페이지>

반도체 ALD 장비는 주성엔지니어링 주력 제품이다. ALD는 프리커서(전구체)라는 화학 물질과 특정 리액턴트(반응 물질)를 반복 주입해 웨이퍼에 화학 반응을 일으켜 박막을 만드는 공법이다.

기존에 범용으로 쓰였던 화학증착공법(CVD)은 공정 중 챔버 진공 공간과 웨이퍼 모두에 화학 반응을 일으켜 박막을 만든다.

하지만 ALD는 웨이퍼 표면에서만 반응이 일어나 막 두께를 줄이면서 정교한 박막을 만들 수 있어 차세대 증착 공정으로 손꼽힌다. 특히 ALD는 반도체 핵심 구성 요소인 트랜지스터와 커패시터 크기는 줄이면서 누설 전류 차단 등 성능 개선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법으로 주목받는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자사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일찌감치 ALD 장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기존 공간 분할 ALD 장비는 물론 박막 재료 분사에 시간차를 두는 '시공간분할'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 개발해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지난해 주성엔지니어링 실적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 몇 년간 ALD 장비 경쟁이 치열해지고, 반도체 설비투자가 부진하면서 관련 매출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88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25% 감소했고, 153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하지만 올해는 탄탄한 경험과 독자 기술에 기반한 신규 ALD 장비 수주를 모멘텀으로 삼아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반도체 시황에 따라 고객사들의 새해 투자 계획이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영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업계는 이 회사 반도체 장비와 함께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도 중국 업체들의 투자 재개에 힘입어 호조세를 띌 것으로 예상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1월 LG디스플레이, 중국 인포비전 등에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를 수주한 소식을 공시한 바 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왼쪽)와 연구원들이 경기 용인시 주성엔지니어링 R&D센터에서 장비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제공=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왼쪽)와 연구원들이 경기 용인시 주성엔지니어링 R&D센터에서 장비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제공=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회장의 연구개발(R&D) 중심 경영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경기 용인시 8000평 부지에 R&D센터를 열고, 차세대 ALD 장비 개발을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매출 부진에도 불구,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의 43.31%인 384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할 만큼 각별히 힘쓰고 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