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1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사업 전환과 신사업 진출 선언이 줄을 이으면서 '전환'과 '신사업'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의 사업 형태로는 생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디지털 기반 비대면 서비스 및 로봇 등 신기술에 대한 사회와 소비자의 수용성이 높아지면서 기업 변화에 탄력이 붙었다.
온라인으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1'에 참가한 기업들이 신사업 진출과 사업 전환을 미래 핵심 전략으로 발표했다.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자동차다.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이 내연기관 중심의 기존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전기차, 친환경차, 커넥티드카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CES 기조연설을 통해 배송용 전기트럭 서비스 '브라이트드롭'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GM은 전기차 플랫폼, 플러그 모양을 담은 새로운 로고를 선보였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선도 전략도 내놨다.
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올해 출시할 신형 전기차에 탑재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공개했고, 아우디는 미래 전기차 전략을 발표하는 세션을 진행하며 고성능 전기차 '아우디 e-트론 GT'를 소개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 보쉬는 전장부품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고, 국내 기업 만도는 '일렉트릭 초연결' 기술로 통합된 모듈이 운전자와 자율 교감하는 미래차 솔루션을 선보였다.
전자 기업들도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신기술을 접목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 진출을 선언했다.
세계 전자업계 리딩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와 IoT를 적용해 스마트한 가전 시대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소비자가 사용하는 가전을 넘어 소비자를 이해하고 스스로 돕는 가전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시도다.
로봇과 자동차부품 등 신사업 확대 의지도 재확인했다. 삼성전자·LG전자·소니 등 전자 기업들은 올해 CES에 청소, 서빙, 안내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로봇을 출품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해결에 도움이 되는 로봇이 대거 등장, 눈길을 끌었다. 살균과 소독 등 방역을 돕는 살균로봇, 코로나19로 우울함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반려로봇 등이 관심을 모았다.
비 IT 기업들의 변화 움직임도 활발했다. AI와 IoT 등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기술이 다양한 산업 분야와 결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해 로레알, P&G 등 기업들이 IT를 접목한 뷰티테크 신사업 모델을 선보였다. 올해 처음 CES에 참가한 GS칼텍스는 드론 배송과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형 주유소로 진화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시장과 소비자의 변화 속도에 맞춰 혁신하지 않으면 사업 자체를 이어 갈 수 없다는 절실함이 묻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CES에서 열린 미래 토크에서 “전례 없는 빠른 변화의 시대에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서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실행해야 한다”면서 “분야 간 경계를 넘는 플랫폼 경쟁력과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