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정부 출범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선도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반독점규제 강화 속 세계 ICT 규제 패러다임도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정부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디지털 기술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5G, 인공지능(AI), 바이오를 중심으로 디지털 주도권 탈환을 추진한다.
AI·5G 등 혁신기술 연구개발(R&D)에 막대한 투자를 예고했다. 이를 통해 기술 초격차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자국 생산 확대와 생산시설 유치, 데이터 보호와 사이버 보안 강화도 추진한다. 이를 위한 원천기술 개발과 글로벌 표준화, 기업 지원에 집중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3000억달러(약 340조원) 투자를 통해 AI, 양자컴퓨팅, 5G·6G, 신소재, 청정에너지,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기술을 육성하겠다고 공략했다.
'AI+반도체' 기술전략도 추진한다. 첨단 AI반도체 제조장비 대중 수출을 엄격히 통제한다. 글로벌 AI 인재 유치를 위해 이민정책을 개선하고 해외 기술동맹을 통한 불법 기술이전 방지를 추진한다.
5G 성장을 위해 동맹국과 협력도 강화한다. 기술표준화를 주도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을 중심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 내 5G 이용을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6G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 차원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바이든 정부가 미래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해 글로벌 공조를 통한 국제표준화와 리더십 회복을 추진할 것”이라며 “자국 제품 보호정책과 5G·AI·바이오 등 기술전략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글로벌공급망(GVC)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을 도화선으로 각국 ICT 선도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내 반독점규제도 강화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구글·애플 등 대규모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반독점 책임자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GAFA') 대상 반독점규제를 본격 적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는 대목이다.
미 하원 반독점소위원회 '디지털 시장 경쟁 조사 보고서' 자체가 민주당 채택안인 데다 바이든 대통령도 대선기간 GAFA 독점금지법 위반행위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경쟁법학회 회장)는 “아직 바이든 정부 반독점규제 정책이 공식 발표된 것은 아니나 미국 민주당 정책방향, 유럽연합(EU) 등 세계적 규제 상황을 고려하면 GAFA에 대한 미 정부 규제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을 추진하는 등 우리나라 역시 세계적 추세에 따라 플랫폼 기업에 대한 반독점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플랫폼 기업의 독점은 경계하면서도 산업 성장을 고려한 균형잡힌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