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KT파워텔을 디지털보안장비 제조사 아이디스에 매각한다.
구현모 KT 대표 취임 이후 첫 통신 관련 계열사 매각으로,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다.
앞서 KT가 비통신 영역 계열사는 매각한 전례는 있었지만 통신 관련 계열사를 매각하는 것은 민영화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KT파워텔 매각은 구 대표가 KT그룹 구조개편을 예고했던 만큼 추가 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이사회를 개최, KT파워텔 지분 44.85%를 406억원에 아이디스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KT는 이달 초 KT파워텔 매각 우선 협상 대상자로 아이디스를 선정하고 협상 절차를 거쳐 KT가 보유한 KT파워텔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KT파워텔은 롱텀에벌루션(LTE)·주파수공용통신(TRS) 기술 기반 전국 무전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KT파워텔은 2010년 매출이 1270억원에 이르는 KT 주력 계열사였지만 통신시장이 LTE와 5세대(5G) 중심으로 급변하며 2019년 매출이 627억원으로 하락하며 침체를 겪고 있다.
KT는 KT파워텔 매각을 계기로 정보기술(IT)·통신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신성장 동력 재원을 확보해 금융, 미디어·콘텐츠 등 성장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는 목표다.
구 대표는 올해 시무식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으로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성장을 강조하며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성이 큰 신사업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KT는 작년 10월 KTH와 KT엠하우스 간 합병을 발표하며 KT그룹 '디지털 커머스 전문기업' 출범을 통한 유통 야 사업역량 강화를 선언했다.
KT파워텔을 시작으로 미디어, 커머스, 모빌리티 등 신사업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과 분사, 계열사 정리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디스는 1998년 디지털영상기록장치(DVR)를 최초로 개발한 이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미국, 유럽, 일본, 중동 등 세계 시장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이디스는 카지노 모니터 세계 1위 업체인 코텍을 인수해 매출을 두 배 이상 성장시킨 성공적인 인수합병(M&A) 경험을 바탕으로 KT파워텔 무선사업 역량을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KT파워텔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선망 기반 CCTV 통합관제 솔루션을 무선망 기반 통합관제 시스템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KT와 아이디스는 3월 말까지 KT파워텔 주주총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승인 등을 마무리 짓고 계약을 종결할 예정이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
박지성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