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 테크놀로지스는 2003년 덴마크에서 20대 창업자 3명이 만든 게임 회사가 모태다. 이들이 개발한 게임 엔진 '유니티'가 새 비즈니스 모델이 되며 2020년 9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유니티는 PC와 콘솔, 스마트폰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된다. 실시간 3D 렌더링 엔진 중 에픽게임즈 '언리얼'과 함께 가장 널리 사용되는 상용 엔진이다.
71%=상위 1000개 모바일 게임 중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된 게임
전 세계 상위 1000개 모바일 게임 중 71%가 유니티로 제작한 게임이다. 매출 기준 상위 100대 스튜디오 중 94개 기업이 유니티를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64.8%가 유니티 엔진으로 모바일 게임을 제작했다.
빠르게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 모바일 게임에 잘 맞는다. 최근에는 업데이트를 지속하며 게임 퀄리티 구현에서도 진보했다. 콘솔, PC게임 제작에도 사용된다. 유니티는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중 최대 40%가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 게임은 50% 이상으로 추산한다.
유니티는 게임을 만드는 기능뿐 아니라 접속자 데이터 관리 및 분석, 실시간 연동 및 스트리밍 기술, 인터랙티브 기술 등 게임이나 디지털 프로젝트를 구현하기 위한 하나의 생태계 구축을 지원한다. 시작은 개발 도구였지만 이젠 토털 솔루션이다.
유니티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포켓몬 고' '원신' '폴가이즈' '어몽어스'가 있다. 이외에도 넷마블의 'A3 스틸얼라이브',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 '바람의 나라: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비롯해 리그 오브 레전드 모바일 버전인 '리그 오브 레전드:와일드 리프트', 삼성전자와 유니티가 협업한 어댑티브 퍼포먼스 기능을 적용한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등이 있다.
1만5000명=메타버스를 접목한 유니티 행사에 참여한 인원
유니티는 메타버스 선봉장으로 꼽힌다. 메타버스는 '현실(Universe)'과 '초월(Meta)'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되며 만들어지는 초현실 세계를 뜻한다. 최근 하드웨어와 콘텐츠 발달에 따라 메타버스 산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게임 엔진이 메타버스에서 강점을 가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는 3D 콘텐츠를 만들어 메타버스를 구축할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실시간 렌더링을 통해 제작기간과 비용을 낮춘다. 낮은 진입장벽과 더불어 풍부한 에셋스토어 등을 갖추고 있어 기반이 풍성하다.
작년 유니티 코리아가 개최한 개발자 콘퍼런스 '유나이트 서울 2020(UNITE SEOUL 2020)'에는 역대 최대 인원인 1만7000여명이 참여했다. 유니티는 행사에 메타버스 개념을 접목했다. 3D 아바타 소셜 플랫폼 제페토와 협업해 유니티 기반 가상 전시관 '유나이트 서울 2020 제페토 맵'을 만들었다. 이용자가 제페토 맵에서 아바타가 되어 가상 전시관을 관람하게 했다. 가상 전시관은 사흘간 1만5000여명이 관람했다. 새로운 형태의 참여 방식이 인기를 끌었다.
존 리키텔로 유니티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실시간 3D 세상을 보게 될 것”이라며 “유니티에 주어진 기회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가장 위대한 기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793개=지난해 10만달러 이상 매출을 기록한 유니티의 기업 고객
유니티 매출 비중은 제작(Create) 솔루션 30%, 운영(Operate) 솔루션 60%, 파트너십 및 기타 10%로 구성된다. 주요 부문인 운영 솔루션과 제작 솔루션의 최근 분기 매출액 성장률은 각각 57%, 39%에 달한다.
제작 솔루션은 플랫폼을 제공해 회사 매출과 자본금 기준에 따라 받는 월 구독료다. 운영 솔루션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분석, 수익화, 호스팅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유니티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웨어가 증가하거나 개발자 수가 증가하면 매출은 따라서 상승하는 구조다.
덕분에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43% 증가한 7억7240만달러(873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유니티는 예상 매출액을 최대 9억7000만달러(1조966억원)으로 설정했다.
유니티는 지속적인 엔진 업데이트와 주요 기술 인수로 엔진 능력을 개선했다. 개발자 편의 기능을 강화한 덕에 유니티로 개발되는 플래그십 게임이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10만달러 이상 매출을 기록한 고객 기업은 793개사로 2019년 600개사에 비해 약 32% 늘었다.
유니티는 2021 버전에 별도 코딩 작업 없이 인터페이스 기능만으로도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비주얼 스크립팅' 작업 과정과 핵심 기능을 개선할 예정이다. 차세대 콘솔 기기용 게임을 만들거나 개발 과정에서 팀이 협업할 때 생산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도 개선한다.
1억2000만명=유니티 크로스플랫폼 3D 오디오 기술로 소통한 월평균 이용자
유니티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용 음성과 텍스트 커뮤니케이션 툴을 제공하는 기업 '비복스'를 2019년 인수했다. 비복스는 업계에서 유일한 크로스 플랫폼 및 3D 위치 오디오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모바일, PC 그리고 콘솔에서 게임 이용자에게 실시간 음성과 텍스트로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비복스는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등 유명 게임을 포함해 전세계 125개 이상의 게임과 연결돼 있다. 2019년 기준 월평균 1억2000만명이 유니티의 음성, 텍스트 서비스로 소통했다.
크로스플랫폼 게임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크로스플랫폼 음성 채팅이 필수화하면서 활용범위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1조원 이상을 들여 크로스플랫폼 음성 채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스코드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230억건=유니티 애즈의 월 평균 광고 노출 수
'유니티 애즈'는 유니티의 인앱 광고 수익화 플랫폼이다. 퍼블리셔와 광고주가 비즈니스 목표에 도달하도록 지원한다. 퍼블리셔는 유니티 애즈를 사용해 모바일 게임에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 광고 주는 유니티 애즈를 통해 가치 있는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 유니티 애즈는 그동안 게임 광고에만 집중됐다. 최근에는 옷이나 제약 등 다양한 품목의 광고가 늘어나면서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광고 수도 증가했다.
애플 iOS14 업데이트에 따른 광고 사업 부문 내 부정적 영향이 있지만 하이퍼캐주얼, 캐주얼, 소셜 카지노 등 광고가 주수익인 게임 수요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유니티 애즈는 전 세계 월 230억건이 넘는 광고 노출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매월 전 세계의 액티브 엔드 유저 25억명 이상에게 도달한다. 설치 전환율이 23%에 이른다. 모바일게임 이용자들이 설치하는 앱 수 또한 84% 증가하는 등 유니티 애즈를 통해 모바일 광고 시청자가 구매자로 전환되는 빈도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1만3000개=하루 평균 유니티 솔루션으로 새롭게 생성되는 프로젝트
유니티는 게임 엔진으로 출발했지만 솔루션 활용은 게임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바일, 태블릿, PC, VR/AR 기기에 활용되는 3D 콘텐츠 제작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게임 이외 산업에서도 유니티 영향력은 강화되고 있다. 건축, 엔지니어링, 건설, 자동차, 교통, 제조, 영화 및 애니메이션, 방송, 로보틱스 분야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하는 전 산업 영역에서 유니티를 활용해 디지털화를 이뤘다. 세계 190여개 국가에서 150만명 이상이 유니티 솔루션으로 매일 평균 1만3000개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생성한다.
컴퓨터 비전과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합한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기능부터 자율주행차량 학습, 코로나19 전파 경로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소스코드 등이 유니티 엔진의 산물이다. 볼보, BMW, 폭스바겐, 아우디, 현대기아차, 삼성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GS건설 등이 유니티를 활용한다. 유니티는 포브스가 선정한 '2020년 미국 내 유망 인공지능(AI) 50개 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리키텔로 CEO는 “우리가 깨달은 명백한 사실은 게이밍 바깥 산업도 유니티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라며 “건축, 엔지니어링, 건설, 자동차와 수송, 자율주행, 클라우드 기반의 시뮬레이션 분야에도 고객이 있다”고 말했다.
75만주=유니티 채리터블 펀드를 출연한 주식 수
지난해 10월 사회공헌 전담 부서인 '유니티 소셜 임팩트' 부서가 공식 출범했다. 기업 사회적책임(CSR)에 대응한다. '모두를 위한 교육과 경제적 기회제공' '지속가능성' '건강과 복지' 세 가지 핵심 원칙을 바탕으로 사회 공헌을 펼칠 계획이다.
유니티는 사회적 활동을 위해 주식 75만주를 출연해 '유니티 채리터블 펀드(Unity Charitable Fund)'를 조성했다. 유니티 채리터블 펀드는 공동 번영 실현과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는 세상을 위한 자선 및 비영리단체 지원 재단인 '타이즈 파운데이션'과 파트너십을 통해 조성됐다. 타이즈 파운데이션은 재정적 측면에서 유니티 소셜 임팩트 부서 목표 실현을 지원한다.
유니티는 최근에 사회학적으로 의미 있는 콘텐츠를 시상하는 '유니티 포 휴머니티'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3D 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제작사를 지원한다.
[리뷰]
에픽게임즈와 3D 실시간 렌더링 엔진 양대 산맥 위치 공고
iOS14로 인한 광고사업 타격은 불가피
세계 게임산업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 유니티의 10만달러 이상 지출 고객 중 87%는 게임산업으로 분류된다. 기본 사업 성장 측면에서 게임시장이 높은 중요도를 보인다.
게임산업 전문 시장조사기관 뉴주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는 217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8년 이후 연평균 9.4% 성장률이다.
유니티는 이에 더해 게임 산업에서 주요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크로스플랫폼과 콘텐츠 산업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메타버스에 모두 대응한다. 메타버스 시대 도래에 따라 가상현실 내 다양한 산업의 진출이 가속화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에픽과 함께 주도적인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유니티는 게임 외 산업 '엔터프라이즈' 분야로도 퍼지는 중이다. 건축, 차량, 조선, 방송, 영화 등 3D렌더링이 필요한 산업 분야에서 수요가 높다.
유니티 주요 제품군 중 유니티 애즈는 iOS14 정책 업데이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애플은 다음 업데이트에서 앱내 광고 추적 기능을 일부 제한할 예정이다. 앱이 서드파티 광고 추적을 위해 고유 IDFA(Identifier For Advertisers)를 수집하기 전 승인을 받도록 강제한다. 따라서 타깃팅 광고 대상이 줄고 효율성이 감소할 수 있다. 유니티는 2021년 매출의 3% 손실을 예상한다. 페이스북은 iOS 업데이트로 인해 광고비 1달러당 매출 수입 60%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