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파기지국이 창사 25주년을 맞아 '와이어블(Wiable)'로 재탄생한다.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기지국 공용화 사업을 넘어, 지능형 교통체계(C-ITS)와 사물인터넷(IoT), 전기자동차 인프라 등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김문환 와이어블 대표는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며 “기지국 공용화 사업 대표기업으로 정체성을 유지하며 다양한 무선통신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ICT 산업 리더로 성장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와이어블은 무선을 뜻하는 '와이어리스(Wireless)'와 가능성을 의미하는 '에이블(Able)' 합성어”라며 “기존 사명은 공기업 이미지가 강하고 다소 딱딱한 느낌이라 신사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와이어블은 1996년 옛 정보통신부 정책에 따라 이동통신사 기지국을 공용화하는 공기업으로 출범한 이후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완전 민영화됐다. 이통사가 직접 구축하기 어려운 교외지역 등을 중심으로 약 3700개 기지국 자산을 바탕으로 기지국·지하철 등 무선통신 구축,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며 성장해왔다.
와이어블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와 전국망 확산에 따라 수익이 확대된 데 그치지 않고 인프라와 노하우를 활용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와 사물인터넷(IoT), 전기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통사 투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며 다양한 무선 사업을 전개하는 ICT 기업으로 보다 크게 성장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와이어블은 C-ITS 분야에서 KT와 제주도, SK텔레콤과 서울지역 사업에 협력하고 있다. 와이어블은 C-ITS 구축 운영 능력뿐만 아니라,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C-ITS 전용 노변기지국(RSE)와 차내단말기(OBE) 제품 기술력까지 확보했다. 일부 지역은 지자체 방침에 따라 웨이브 방식으로 우선 상용화했지만 이동통신기반 차량사물통신(C-V2X)으로도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44개 지방자치단체가 C-ITS 사업을 준비한다”며 “회사의 강력한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와이어블은 IoT 분야에서 회사가 보유한 기지국을 활용한 원격검침, 시설 모니터링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장기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교환방식 충전사업, 무선충전 기술 등도 검토한다.
와이어블은 사명 변경을 통한 새로운 출발을 기념해 2년 전 직원에게 분배했던 스톡옵션 행사권리를 부여했다. 임직원 개인이 의지를 갖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로 만들기 위한 결정이다.
김 대표는 “조직 역량을 신사업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며 “달라진 사명에 맞춰 일하는 방식과 사고가 달라질 것이며 그에 따라 시장에서 깜짝 놀랄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