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2030년 매출 10조원 목표…도심항공기(UAM) 시장 진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030년 연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전 세계 20위권 항공우주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KAI는 향후 5년간 총 2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래 항공 모빌리티(UAM), 위성 등 신사업을 확대하고 군·민수 항공기 파생형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KAI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항공우주산업 발전 방향 및 비전'을 발표했다.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항공우주산업 발전전략과 비전 기자간담회에서 안현호 KAI 사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송 KAI)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항공우주산업 발전전략과 비전 기자간담회에서 안현호 KAI 사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송 KAI)

KAI는 연 매출 규모를 2019년 기준 약 3조원에서 2030년 1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기존 주력이던 군수·민수사업에서 안정적 성장 기반을 강화해 매출 7조원을, 미래사업에서 차세대 주력사업을 확보해 매출 3조원을 각각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사업은 △UAM △유무인 복합 체계 △위성·우주 발사체 △항공방산 전자 △시뮬레이션 및 소프트웨어 등 5대 분야를 추진한다.

KAI는 2040년 1조5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UAM 시장 진출을 위해 향후 5년간 전기추진 관련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과 협력사업을 진행한다.

이후 2029년까지 전기추진 수직이착륙 비행체(eVTOL) 모델과 전기항공기 실증기를 개발해 사업화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수소연료전지까지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KAI는 미래 전장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유무인 복합체계 사업을 강화한다.

탑재용 무인기 등 소형무장헬기(LAH), 한국형 기동헬기(KUH) 기반의 유무인 복합운영 핵심기술을 개발해 양산하고 무인기 사업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위성·우주 발사체 사업도 확대한다. 올해 국내 차세대중형위성 1호 개발사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한 데 이어 내년에는 차세대중형위성 2호를 비롯해 한국형 발사체 양산 및 주관업체로서 도약한다. 초소형 위성 분야도 진입해 위성 개발부터 발사, 수신·관제, 영상·처리 분석 판매 서비스, 수출까지 아우르는 우주 분야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항공방산 전자 분야는 임무컴퓨터, 자동비행조종, 비행기록 등 군항기와 민항기에 들어가는 다양한 핵심 장비에 대한 R&D를 확대하고 국내외 방산전자 전문업체와의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한다.

미래형 시뮬레이션과 소프트웨어 분야는 LVC(합성전장훈련체계) 시장 진출을 목표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장비 및 콘텐츠 개발에 나선다.

이와 함께 KAI는 군수·민수 분야에서 △고정익(Fixed Wing) △회전익(Rotary Wing) △완제기 수출 △민수기체 △항공정비(MRO)를 5대 주력 사업으로 추진한다.

고정익은 KF-X(한국형 전투기) 양산과 파생형 개발과 성능개량으로 향후 10년간 20조원 규모를 수주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회전익은 LAH와 파생형 개발로 앞으로 10년간 10조원 이상을 수주한다는 목표다.

KUH의 경우 작년 말 이미 4차 양산계약을 체결했으며, LAH는 올해 개발이 대부분 끝나 내년부터 200여대의 양산 물량이 계획돼있다. 2030년부터는 차세대 고기동헬기 국산화도 준비한다. 지난 2년간 실적이 전무한 완제기 수출은 구매·제조 혁신으로 원가를 30% 절감해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태국·말레이시아 등에 FA-50 수출을 추진하고 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에 KUH 초도 물량을 수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올해 예정된 FA-50 18대 계약 물량을 따내는 것이 목표다. 다음 달 제안요청서(RFP) 발송을 시작으로 7개국 간 수주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2023년 하반기 민수기체 물량의 회복 전망에 맞춰 파트너로 참여하는 형태로 민항기 개발도 추진한다.

KAI 관계자는 “해외 유수 업체로부터 항공기 개발에 같이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며 "올해 하반기 중 구체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MRO 분야는 자회사 한국항공서비스(KAEMS)의 품목 다양화 및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2023년 흑자로 전환하고 매출을 2025년 2000억원, 2030년 1조원대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KAI는 이와 같은 핵심사업 추진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2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1조원은 신기술 개발과 R&D에 집중 투입한다.

2025년까지 목표로 정한 수주잔고는 25조원, 매출액은 5조원이다. 현시점과 비교해 각각 7조원, 2조원 많다.

안현호 KAI 사장은 “현재 세계 36위인 항공우주 기업 순위를 2030년 20위권으로 끌어올려 아시아를 선도하는 일류 항공우주 종합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