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디지털 행사가 1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6월이면 수천명의 글로벌 투자자·파트너·바이어들은 기업 성장 가속을 위해 적합한 바이오 기업들을 만난다. 바이오 디지털의 일대일 파트너링 네트워크 덕분에 업계 선두주자들과의 미팅 확보가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그러나 개방형 액세스로 인해 경쟁업체도 더 많아졌다. 회사의 장기적인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다른 기업보다 더 경쟁력 있는 기술이나 제품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본격적인 피칭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피칭 작업 또는 피치덱은 단순한 팩트와 수치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 바이어 기업들과 더 깊은 레벨의 협의 미팅으로 연결되도록 그들의 생각을 자극하고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30초짜리 엘리베이터 피치부터 10분짜리 프레젠테이션까지 효과적 그리고 전략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끌어낼 준비가 항상 돼 있어야 한다.
이때 기업들은 과학적 또는 기술적인 전문용어들을 강조하기보다는 잠재적인 투자자들을 위한 장기적이며 전반적인 그림을 보여 줄 수 있도록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서 완전히 마스터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치덱을 전달받는 경우만 해도 기술적이나 과학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기업을 어렵지 않게 접한다.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하고 어떻게 마켓을 드라이브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관건이다.
2017년 바이오 스타트업 아그리바디 테크놀로지스(ATI)의 창립자 제리 파이텔슨은 '바이오 스타트업 스타디움 피치'에 참가했다. 파이텔슨은 ATI의 게놈 편집 능력을 제시할 때 기술의 대단함을 강조하기보다는 농부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와 같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테마를 이용하는 것은 즉시 이해되는 개념 확립에 효과적이다. 농부는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식량을 재배하는 사회 중추다. 그들의 노력과 기업 스토리를 내러티브로 삼아 기업이 점점 증가하는 인구, 지속적인 토지 가용성 감소 및 기후 변화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탐구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기업의 기술을 해결 솔루션으로 포지셔닝 했다.
비록 이 대회에서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파이텔슨은 래터럴캐피털 최고경영자(CEO) 존 릴리의 관심을 얻어 이후 훨씬 더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릴리는 파이텔슨의 프레젠테이션에 감동해 개인적으로 피드백을 전달했다. 파이텔슨은 이 기회를 잡고 이후 9개월 동안 릴리와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했으며, 이를 통해 각각의 커뮤니케이션 접점에서 자신의 프레젠테이션에 가치를 더했다.
래터럴캐피털은 급기야 2018년 3월 ATI에 공식적으로 투자했다. 이 결정에 대해 묻자 릴리는 피치 프레젠테이션 동안 “ATI 기업이 세계를 구할 수 있는 능력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결국 피치는 아이디어를 파는 작업이다. 1% 미만의 사람들이 팩트와 수치를 기억할 것이고, 75%는 좋은 이야기를 기억할 것이다. 전문적으로 준비된 피치덱으로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투자자나 바이어들을 얻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이다.
디지털 터치포인트를 통한 장기적 네트워크 연결 유지가 사후 이벤트에서 핵심이다. 각 커뮤니케이션 접점은 오디언스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번 6월 바이오 디지털에 참가하는 바이오 관련 기업은 물론 그 밖에 확장을 원하는 기업은 피치덱이 제공할 파워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은 이를 통해 눈길을 끌 첫 인상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백분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투자자 또는 바이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나 팩트 외에 어떠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어떤 기업이든 통계 수치를 나열할 수는 있지만 모든 기업이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노력없이 임팩트와 설득력을 전달하기는 쉽지 않다.
임수지 보스턴 BDMT Global 공동 창립자 겸 매니징 파트너, 트라이벌비전 월드와이드 수석 부사장 sim@bdmtglob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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