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원구 '노원에너지제로주택'은 지난 2017년 실험적으로 만들어진 에너지제로 주택이다. 국토교통부와 노원구가 의기투합해 학교부지를 주거부지로 전환했고 이곳에 121세대 주택을 지었다. 공동주택, 연립주택, 단독주택, 합병형 주택 등 다양한 주택 형태가 들어섰다.
에너지는 태양광과 지열에너지를 통해 얻는다. 주택 상단과 벽면에 태양광 패널을 부착했고 여기서 얻은 전기를 통해 지열에너지를 운영한다. 또 태양광을 통해 얻은 일부 전기는 한국전력과 상계거래로 저녁시간 가전 등을 돌릴 때 사용한다. 지열은 냉난방과 온수 등에 활용된다.
이응신 명지대 제로에너지건축센터 연구교수는 “지열과 태양광만으로 에너지제로주택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사계절이 뚜렷해 여름과 겨울철 실외 온도 격차가 크고 실내온도 기대치도 큰 탓에 유럽과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를 위해 단열방식, 고효율 창호, 열교차단제품, 열회수형환기장치 등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건축기술이 적용됐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2025년부터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가 된다”면서 “제로에너지 건축은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자연 친화적 건물로 삶의 질도 향상된다”고 말했다.
노원구는 제로에너지 건축 확산을 위해 홍보센터인 노원EZ센터를 설립하고 제로에너지 건축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105만명 경기도 고양시는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등 온실가스 저감 정책에 적극적이다. 환경친화사업소를 기후환경국으로 격상하고 기후대기과, 기후변화대응팀, 신재생에너지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105만그루 나무심기를 비롯해 2030년 에너지 자립률 20% 달성, 장항습지를 람사르습지에 등록했다. 고양시는 나무심기와 장항습지 람사르 등록을 통해 각각 연간 9555톤과 7490톤 이상 이산화탄소 흡수를 기대했다. 미세먼지 저감과 도시폭염 문제 해결도 예상된다.
박순영 고양시 기후변화대응팀 전문위원은 “고양시는 파리기후변협약을 준수하는 환경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의 또 다른 자랑은 바이오메스에너지 시설이다. 이곳은 혐기성 소화조처리방식으로 고양지역 음식물과 가축분뇨를 에너지로 바꾸는 시설이다. 지난 2014년 692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하루 320톤 메탄과 이산화탄소는 지역난방공사로 보내져 열과 전기를 생산한다.
김희영 고양도시관리공사 바이오메스에너지처장은 “바이오메스 시설로 음식물 폐기물과 축산분뇨처리를 위한 예산 절감은 물론 에너지 생산으로 수익창출 효과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의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P4G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식전행사에선 해외 주요 연사들과 함께 지구에 닥친 기후변화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힘을 모을 계획이다.
앞서 24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센터에서 예정된 탄소중립 실천세션에선 국내 243개 지자체가 탄소중립을 선언한다. 권영진 대구시장, 황영선 논산시장, 송하진 전북 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참석한다. 또 해외에선 독일 본시장, 덴마크 오르후스 시장, 스웨덴 말뫼 부시장, 인도 고치 시장 등이 영상으로 참석한다. 이들은 환경위기시계를 2020년 9시 47분에서 1992년 7시 49분으로 되돌리는 퍼포먼스도 한다. 이 자리에는 탄소중립 우수선도 사례로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 박승원 경기도 광명시장, 김홍남 충남 당진시장이 뽑혀 토론에 참여한다.
31일 예정된 순환경제 세션에선 한정애 환경부 장관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제로 웨이스트 사회로의 전환을 국내외 패널이 함께 논의한다. 순환경제를 통해 쓰레기가 없는 사회로 전환을 모색하는 자리다. 토론회에선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 나경수 SK 종합화학 대표, 스티븐 스톤 유엔환경계획(UNEP) 자원·시장 지부장, 완지라 마타이 세계자원연구소 부회장, 이승희 경기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해 순환경제로 전환을 위한 과제와 해법을 다룬다.
환경부 관계자는 “행사를 통해 지자체의 기후행동 의지를 결집하는 것은 물론 우리사회의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도를 제고, 국제사회에서 우리 지자체가 기후변화를 위한 행동을 선도할 수 있는 발판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