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투자 수요 증가 등으로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머신러닝 등 혁신기술로 효율적이고 깊이 있는 고객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이를 기반으로 핀테크·빅테크들이 자산관리사업에 진출하는 추세다.
특히 자산관리 분야에서 주목받는 기술은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어드바이저의 합성어로 알고리즘, 빅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에 기반한 개인 투자 성향 등을 반영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리밸런싱(재구성), 운용해주는 온라인상의 자산관리 서비스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이제 개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해외 시장과 마찬가지로 큰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2025년 30조원 규모를 전망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설문을 통해 고객의 위험성향이나 자금계획, 재정상황 등을 파악한 다음, 고객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안한다.
통상 포트폴리오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일반 공모펀드 등으로 구성되며 분산투자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국내외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군에 걸쳐 폭넓게 투자한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로보어드바이저에서 주로 취급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문형 로보어드바이저와 투자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로 구분될 수 있다.
투자자문형 로보어드바이저로는 펀드, 연금 등 금융상품 판매채널로 활용되는 로보어드바이저와 상장종목 추천 및 매매타이밍 자문을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있다.
투자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로는 증권사 자산관리상품 중 하나인 랩어카운트(WRAP Account)를 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와 국내외 주식·ETF로 투자자산을 관리하는 자산배분 로보어드바이저가 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기존 투자일임이나 프라이빗뱅킹과 다른 점은 자산관리 과정이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직원이 직접 고객 개개인을 대면으로 만나 성향을 파악하거나 포트폴리오를 수기로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고객 수가 많더라도 대규모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인건비, 판관비 등을 아낄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는 다수 고객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다각화된 맞춤형 포트폴리오 구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산가격 예측, 트레이딩, 은퇴 설계, 수입 및 지출 관리 등에 활용이 가능하지만 현재는 다양한 금융 컨설팅 영역을 포함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투자자 성향을 파악해 최적의 자산 배분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모든 서비스를 통합하고 더욱 진화된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AI 간편투자 금융 플랫폼 '핀트' 개발한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비대면투자일임 플랫폼 '핀트'를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핀트는 송금이나 결제만큼 투자도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최소운용금 20만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도 투자 성향에 맞춰 글로벌 ETF 포트폴리오 구성 및 운용, 입출금까지 투자의 전 과정을 인공지능(AI)이 대신해 준다.
출시 2년 만에 누적 가입자 44만명, 투자일임 계좌 수 10만7000개, 투자일임 자산(AUM) 403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핀트는 자체 개발한 AI엔진 '아이작(ISAAC)'과 운용플랫폼 '프레퍼스(PREFACE)'를 기반으로 운용된다. 고객이 투자일임 계좌를 개설하면 고객별로 각각 다른 아이작이 배정돼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하는데, 수 만개 계좌가 동시에 고객 맞춤형으로 운용될 수 있는 데에는 프레퍼스 역할이 크다.
핀트는 '꾸준히 차곡차곡' '꾸준히 목표달성' 등 적립식 투자를 통해 MZ세대 재테크 습관 형성을 이끌고 있다.
적립식 투자서비스 개설 계좌 수는 2만5000개를 돌파했다. 적립식 투자서비스로 운용중인 투자금은 약 130억원이다.
'꾸준히 차곡차곡'은 매일, 매주, 매월 등 세 가지 주기 중 본인이 희망하는 주기와 금액을 설정해 소액부터 쌓아가는 방식으로, 설정된 목표에 따라 투자 계좌에 자동으로 입금이 진행된다. '꾸준히 목표달성'은 목표 금액을 설정하면 매주 2회 투자를 통해 해당 금액 달성을 돕는 서비스로, 투자 목표 금액은 최소 50만원부터 최대 2000만원까지 설정 가능하다.
핀트의 적립식 투자는 기존 금융권 적립식 투자와 달리 적립 주기를 한층 더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일, 주, 월 단위로 투자 주기를 설정할 수 있어 투자상품의 매입 평균 단가를 낮추는 코스트에버리징(매입 가격 평균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핀트 전체 이용자 중 2030세대 비중은 79%를 차지한다
◇“소액으로 펀드투자한다” 알모으기, 동전모으기 선보인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는 결제하면서 투자까지 할 수 있는 '알모으기' '동전모으기' 서비스로 2030세대 호응을 이끌었다. 1원부터 투자 가능해 누구나 쉽고 재밌는 방식으로 펀드 투자 대중화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모으기는 카카오페이로 결제 후 받은 리워드로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알 리워드는 온·오프라인 가맹점 구분 없이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면 100% 지급된다. (5월 한달간 50회) 결제 후 카카오페이 채널 메시지로 알 리워드가 발송되며 '리워드 보기'를 누르면 랜덤으로 당첨된 금액이 나타난다.
동전모으기는 카카오페이로 온·오프라인에서 결제를 하면 1000원 미만으로 남은 동전을 알아서 계산해 미리 지정한 펀드에 자동 투자한다.
예컨대 편의점에서 1200원짜리 상품을 구매하면 2000원 결제를 기준으로 남은 800원을 모아서 바로 카카오페이증권 펀드 상품에 투자한다.
한편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펀드 상품에 '자동투자' 기능도 있다.
사용자가 지정한 펀드에 원하는 날짜, 금액에 맞춰 매달 또는 매주 정기적으로 투자가 실행된다. 자동투자의 투자 금액은 최소 1000원부터 최대 200만원까지 지정 가능하다.
카카오페이는 “동전 모으기와 자동투자는 투자에 거리감을 느끼는 사용자에게는 소액으로 쉽게 투자를 시작해볼 수 있는 경험을, 투자에 익숙한 사용자에게는 원하는 대로 자동으로 투자되는 편리함을 선사하며 투자 습관을 만들어가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인공지능 투자 솔루션 '파운트'
파운트는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 최소 10만원부터 투자 가능한 비대면 인공지능(AI) 투자 솔루션이다.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이 세계 각국의 경제 및 시장지표를 조합해 5만2000개가 넘는 시나리오 결과로 산출한 '파운트 마켓스코어'를 기반으로 투자한다.
파운트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 1분기 공시 기준 고객 수는 9만4000여명, 계약자산총액 8685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문·일임 계약수는 13만7000건을 넘어섰다.
지난달 12일 기준 1년 이상 투자자의 상품별 전체 연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펀드 13.67%, 연금 11.52%, 국내 ETF 4.43%로 집계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투자자의 투자성향별 연평균 수익률은 공격형 16.85%, 성장형 14.15%, 중립형 11.39%, 안정추구형 7.93%, 안정형 7.48%로 집계됐다.
파운트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들의 10명 중 7명은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이 적립식으로 일정 금액을 꾸준히 납입, 적금 대신 안정적 수익 내는 투자처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파운트에 따르면 자사 플랫폼을 통해 투자를 시작한 지 3개월 이상 된 투자자 중 69.7%는 첫 투자 후 추가 납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평균 추가 납입 횟수는 5.02회였다. 1회 평균 추가 납입 금액은 72만원가량이다.
적립식 투자는 매달 일정 금액을 추가로 납입 하는 방식으로 투자 시점을 다변화해 다양한 가격대로 투자 상품을 매입함으로써 평균 단가를 낮추는 투자 방법이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앱 '불릴레오'
두물머리가 개발한 모바일 투자자문 애플리케이션(앱) '불릴레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다.
불릴레오는 고객에게 맞는 다양한 투자 전략을 제공하는 모바일 자산관리 앱이다. 미래를 예측하기보다 어떤 미래가 와도 다양한 시나리오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투자로 더욱 안정적인 수익 추구와 자산관리가 가능하도록 개발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불릴레오는 다양한 분석 시스템 및 정보를 활용해 현재 금융시장의 상황을 기반으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설계한다.
불릴레오는 시나리오 조합을 고객에게 자동으로 추천하기도 하지만, 고객 스스로 다양한 투자전략을 선택할 수도 있다. 불릴레오는 하나의 증권계좌 속에 복수의 시나리오를 구현·관리할 수 있어 리스크 관리에도 유리하다. 향후 리뷰·관리 콘텐츠를 강화해 고객들이 투자 현황을 인지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불릴레오는 시나리오별 운영전략에 따라 상시적으로 '리밸런싱' 알람을 보낸다. 현 경제 상황을 즉각 반영해 처음 목표했던 수익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시나리오를 수정해 반영 여부를 투자자에게 알려준다.
목표 수익률, 최대 손실 등 다양한 변수를 추가한 사후관리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기존 금융회사들과 협력해 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편한 마음으로 투자를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