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말에 설립된 포니에이아이(Pony.ai)는 중국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글로벌 로보택시(Robotaxi) 사업을 시작한, 미국 시장에서 최초로 알려진 자율주행 기업 가운데 하나다. 중국에 본사를 둔 이 스타트업은 출시 2년 만에 자율주행 선두주자로 발돋움했다. 현재 기업 가치가 5억3000만달러에 이르는 포니에이아이는 토요타·현대·GAC를 포함한 최고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확보했다.
북미 시장 진입 과정 초기에는 늘 진입 장벽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신기술을 도입하려는 기업은 구매자와 투자자의 거부감에 직면할 수 있다. 포니에이아이는 한때 소규모 신규 시장 진입 기업으로서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하는 시장 초기 진입 과정에서 두 가지 핵심 전략을 실행에 옮기며 현재의 성공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29년까지 미국에서 자율주행차가 선호되는 교통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포니에이아이가 미국 시장 진입 당시 주요 소비자는 여러 부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예기치 않은 상황에 혼란스러워하는 자율주행 차량(71%) △해커로부터의 차량 보안 부족(73%) △해커로부터의 시스템 보안 부족(72%)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과의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자율기술(56%) △새로운 트래픽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율기술(51%) △다른 자율주행차과의 상호작용이 어려운 자율기술(46%) 등 인식이다.
포니에이아이는 초기 전략으로 구매자의 신뢰 형성을 위해 현지 관련성 구축에 주력했다. 이는 북미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는 외국 기업으로서는 매우 중요했다. 포니에이아이는 로보택시 파일럿을 시작 수개월 전부터 지역적 관련성을 구축하는 등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포니에이아이는 초기 진입 과정에서 캘리포니아 어바인 지역 커뮤니티에 기술을 직접 교육함으로써 관계를 발전시켜 나갔다. 주민과 함께 정보를 제공하는 '테크 토크' 세션도 주최했다. 이를 통해 최종 예상 사용자로부터 실행 가능한 권장 사항을 생성했고 개인화를 통해 진입전략을 강화할 수 있었다. 또 현지의 지역 산업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지역 미디어의 취재를 통해 신뢰도를 높였다. 이벤트 진행 기간에는 미디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출시 이전부터 브랜드 옹호자를 구축해 나갔다.
코로나19 셧다운 위기 동안 어바인 현지인들이 이 기업의 향후 제품 개발과 같은 항목에 대한 피드백을 계속 제공함에 따라 현지 전자상거래 업체와 제휴, 비대면 식료품 배달을 수행하는 것 같은 새로운 기회 영역을 찾았다. 이러한 장기적인 소비자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서비스에 대한 수요 파악,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파트너 결정에 도움이 됐다.
두 번째 전략으로는 비전통적 산업에서 기회를 확보한 점이다. 포니에이아이는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블루오션 전략을 통해 산업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다.
이 기업의 초기 투자자 가운데 하나는 게임사 쿤룬(Kunlun)이었다. 뮤지컬리(Musical.ly)와 그라인더(Grindr)처럼 기존 애플리케이션(앱) 포트폴리오를 사용하는 쿤룬이 인공지능(AI) 기반 차량 회사에 5000만달러를 투자한 것은 언뜻 보기에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포니에이아이가 쿤룬에 블루오션 전략을 제시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승객이 새로운 방식으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시청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자율주행을 하면서 탑승자는 텔레비전을 보고 비디오 게임을 하는 등 손수 운전하는 대신 다른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쿤룬은 기존의 앱 및 비디오 게임 포트폴리오를 지원하고 확장하기 위해 자율 포니에이아이 차량 안에서 게임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블루오션 산업 확장을 위한 고투마켓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유니크한 접근 방식을 통해 고객은 물론 투자자들과의 장기적 관계 확보를 위한 성공적인 행보라 할 수 있다.
임수지 보스턴 BDMT Global 매니징 파트너 겸 에머슨대학 교수 sim@bdltglob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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