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4.2%로 전망했다. 반도체·배터리·백신 등 국가전략기술을 지원해 경기회복 종지부를 찍고 빅3(반도체·미래차·바이오)와 벤처생태계를 지원 '선도형 경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성장 목표치 도달에 있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 불확실성 극복을 위해선 '한국형 성장동력' 발굴이 불가피하다는 정책판단이 반영됐다.
◇경제성장률 반등 총력 지원
기획재정부 등 정부가 28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성장률은 강한 반등이 예고되면서 4.2% 성장(당초 3.2%), 내년에는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시나리오대로 2020∼2022년, 3년간 평균 2.1% 성장하게 되면 위기 이전(2017∼2019년 평균 2.8%) 대비 76% 회복하게 된다.
다만 경기반등 전제조건으로 이억원 기획재정부 2차관은 “하반기 글로벌 경기회복세 확대, 반도체산업 호황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특히 신산업 육성, 저탄소 경제전환 등 선도형 경제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정부는 국가전략기술을 '반도체·배터리·백신' 3대 분야로 구성하고 투자대책을 모색했다.
특히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반도체 특별법과 연계, 반도체·이차전지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핵심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해당 법안에는 기술개발·투자촉진·인재양성 등 종합 지원방안이 포함된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국가핵심전략 산업·기술 △개별 프로젝트 연구개발(R&D) △인허가 특례 △재정·금융·인프라 지원 등이 핵심이다. 아울러 국가안보 차원에서 핵심기술을 보호하는 규정도 포함된다.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R&D와 시설 투자 등을 대상으로 세제 지원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국가전략기술 신규투자 촉진을 위해 '2조원+a' 규모 설비투자 특별자금을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 지원한다. 지원 핵심은 시설자금 융자이다. 금리 우대 최대 1.0%포인트(P) 감면받고 대출기간은 5년 거치 15년 분할상환하게 된다.
◇빅3, '추격→선도형 경제' 주역
정부는 '추격형→선도형 경제' 전환을 위해 빅3 미래전략산업 육성, 핵심인력 양성 대책을 강구했다.
우선 정부는 빅3 역량 강화를 위해 재정·세제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빅3 과제사업에 내년 예산 4조2000억원 이상을 배정하기로 했다.
△부품기업의 미래차 전환 △자율주행 핵심기술 개발 △K-반도체 전략 구체화 △바이오 임상 인프라 확충 △혁신의료기기 개발 등 주로 그간 빅3 추진회의에서 의결된 과제들이 대상이다.
정부는 '메모리 반도체 강국'을 공언한 이후 후속 대책인 반도체 인프라 구축 지원대책을 발표한다. 국가전략기술로 선정된 반도체 분야 R&D에 최대 50% 세액공제를 추진하고 시설투자는 최대 20% 세액공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게 핵심이다.
또 올해 9월까지 '미래차-반도체기업-사물인터넷(IoT)' 기업 간 협력모델을 토대로 공급망 사업을 지원한다. 앞서 △미래차-반도체기업-IoT 기업 간 협력모델 발굴·지원 △차량 반도체 중장기 기술로드맵 수립 △전주기 자립화 지원체계(설계자산 확보) 등 사업을 추가 지원하는 것이다.
반도체 공정에 있어 탄소중립화 방안도 진행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친환경가스 개발, 공정인증기술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를 3분기에 신청하는 내용이 골자다.
미래차 경쟁력 강화 대책에서는 전기차·수소차 생산 촉진이 주요 과제로 꼽혔다.
예컨대 수요 창출을 위한 친환경차 구매목표제 시범사업을 8월부터 개시한다. 대규모 수요자(렌터카·물류·운송·대기업 등) 중심으로 수요를 발굴하는 게 핵심이다. 이같은 내년도 사업 추진을 위해 친환경차법 개정·친환경차 구매·충전인프라 구축비 우대지원 등을 검토한다.
아울러 친환경차 보급 촉진책도 포함됐다. 정부는 취득세 감면기한 연장, 하이브리드차 개별소비세 감면기한 연장방안을 7월에 발표한다.
미래차 경쟁력의 열쇠인 'K-배터리 경쟁력 강화방안'을 7월 발표할 예정이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배터리 소재부품 대책이 담긴다.
◇신성장 핵심 '벤처생태계' 보완
정부는 벤처생태계 지원, '제2벤처붐'을 견인할 계획이다. 앞서 벤처 스톡옵션 제도 개선에 대한 현장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한훈 기재부 차관보는 “스톡옵션, 세제지원 확대 등 전반적으로 검토, 벤처생태계 보완방안을 9월 중에 마련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우수 인재의 벤처·스타트업 유입 촉진을 위해 벤처기업 '주식 매수선택권(스톡옵션)' 제도 개편이다. 정부는 벤처기업법 개정 등을 검토한다. 스톡옵션 부여대상 범위 확대, 행사요건 합리화 등 활용성 제고 방안, 세제지원 확대 등이 제도적 지지를 받을 지 관심이다.
또 2027년으로 예견된 벤처기업법 일몰기한을 폐지하고, 지원제도 등을 전면 재정비할 전망이다. 이 밖에 벤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투자펀드도 2차 추경을 통해 2000억원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산업 육성책에 긍정평가
이억원 차관은 “K-반도체 전략에 이어 하반기에는 해운, 배터리, 조선, 자동차, 벤처 분야 등 주요 산업별 지원 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제조업 혁신 대책으로는 '소부장 으뜸기업(22개)'에 20여개를 추가 선정하고 소부장 특화단지·첨단투자지구에 대한 인센티브(토지이용특례, 임대료 감면 등) 강화 방안이 담겼다.
5대 유망 신산업(클라우드·블록체인·지능형로봇·헬스케어·메타버스) 육성·지원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해외기업의 국내복귀를 유도하는 대책도 강구했다. 최근 글로벌 최저한세 논의 등 국제적 조세여건 변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유턴기업 법인세 감면 혜택의 '국내 사업장 신증설 완료기한 요건'을 해외사업장 양도·폐쇄 후 '1년→2년 내'로 변경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국가전략기술·빅3·차세대 기술 등 관련 대책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한 경제전문가는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가 빨리질 가능성이 있고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원사업까지 실행되면 올해 4%대 성장이 가능하다”면서 “특히 경기반등에 있어 반도체·미래차 등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 경쟁력 강화나 선제적 목표제시는 필수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