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인공지능(AI)으로 불리는 알파고는 바둑계를 평정하고 은퇴했다. 미국의 한 퀴즈쇼에서 인간만의 고유 능력인 지적 판단 영역까지 스며든 AI는 인간 대표에게 승리를 따낸다. IBM 왓슨 컴퓨터는 미국 주요 병원에서 암 진단과 치료법을 조언하는 의사가 됐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통해 엄청난 주행기록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금융 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주식투자에 AI가 투입, '신의 손'으로 등극할 날이 머지않았다. 내년에는 AI 뱅커까지 등장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AI 소사이어티 시대의 개막이다.
AI 시대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지능정보 사회'로 요약된다.
1700년대가 농경사회였다면 증기기관이 발명된 1800년대부터 자동차가 나온 1900년대까지를 산업사회로 정의한다. 전자·통신·컴퓨터가 등장한 2000년대를 정보사회, 소프트웨어(SW)와 지능기술 기반 AI가 대중화되는 현재를 지능정보 사회로 볼 수 있다.
인류 문명의 대변혁기가 또다시 도래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AI는 기술이 아닌 목표라고 말한다. AI에 적용되는 수많은 기술이 있지만 이들 기술은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적용되는 집합체라는 의미다.
그 원동력은 바로 데이터다. 이른바 빅데이터 파워다.
AI 성공 원동력으로는 기술보다 데이터가 중요하다. 인터넷과 사물인터넷(IoT), 센서 기술을 통한 데이터 수집 및 관리 능력이 밑바탕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개방·공유·협업 공개 SW를 통해 방법론과 알고리즘을 진화시킨다. 이 두 가지 축이 합쳐져서 데이터 기반의 AI가 탄생한다.
공개 SW와 공개 데이터의 힘은 막강하다. 우선 AI를 통해 연구 결과의 100% 재현이 가능해진다. 또 빛의 속도로 전파할 수 있다. 기술의 민주화, 사회적 자산화를 가능케 한다.
이제 한국도 AI 기반의 정보사회 전환에 다양한 투자와 준비를 해야 한다.
당장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그 무엇이라면 이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과거 토요타의 급발진 사고와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사기 사건은 모두 AI 시스템을 통해 이뤄졌다.
또 하나의 쟁점은 AI가 감정 능력을 갖출 수 있는가 여부다. 많은 사람이 AI가 가까운 장래에 인간을 위협할 존재가 될 것인지를 우려한다. 현재까지 나온 AI는 단일 기능만을 수행한다. 인간의 지능은 갖출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문제는 응용 능력이다. AI의 응용 능력은 빛의 속도로 빠르게 진화한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AI 100 프로젝트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15년 동안 AI 핵심 응용 분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통, 홈·서비스 로봇, 의료·건강, 예술·공연, 노동·고용, 안전·보안, 공공복지, 교육 등 부문이 꼽힌다. 당장 금융 분야만 보더라도 AI는 이제 필수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 AI의 진화는 눈부실 정도다. 몇 년 후 AI는 스스로 고객 신용도를 평가해 대출 심사를 전담하고, 투자전략 알고리즘을 통해 신의 손으로 불리는 '지능형 로보어드바이저'로 재탄생할 것이다.
AI의 진화는 전 세계 기술 발전을 촉발, 근로시간 감소라는 대전제를 던지게 될 것이다. '먹고살기 위한 일은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도래한다는 것이다.
창조와 혁신, 지식과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 AI 기반으로 삶을 개선하는 실험이 일어나는 세상, 그 성공이 보상받을 수 있는 디지털 사회가 AI를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창조와 혁신이 일상화되는 세상 속에서 역동적이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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