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리퍼트 스피드체크 최고경영자(CEO)가 '5G 경쟁을 주도하고 세계에 청사진을 제시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하고 한국에 소개를 부탁한다며 전자신문에 e메일을 보내왔다.
우리나라 5세대(5G) 이동통신 정책과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준거로 자리 잡고 있다는 방증이다.
글로벌 인터넷 속도측정·분석 전문기업 스피드체크는 5G 1위 국가인 대한민국의 성공 비결을 미국이 배워야 한다며 심층 비교·분석 리포트를 발간했다.
스피드체크는 안드로이드와 iOS 등 스마트폰 이통 속도를 측정하는 대표적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우리나라와 미국·유럽(EU) 등 글로벌 시장에 수천만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리퍼트 CEO는 이용자의 인터넷 속도 측정 결과와 정책·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이 '넘버원 5G' 국가임을 부정할 수 없다며 미국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글로벌 시장이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스피드체크가 측정한 5G 속도의 경우 한국 평균 속도는 3월 측정값 기준 449Mbps로, 43Mbps에 불과한 미국에 비해 10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5G 요금 측면에서는 미국이 저렴했다. 미국의 5G 요금제 GB당 평균 요금은 1.5달러인 반면에 한국은 2.3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스피드체크는 한국의 5G 속도가 미국에 비해 10배 이상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납득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5G 가입자는 4월 말 기준 1500만명으로 보급률 20%를 돌파했지만 미국은 10%에 머무르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5G 기지국 16만6250국을 설치해 전국을 커버하는 반면에 미국은 279개 도시를 포함해 전국 75% 커버리지를 구축했지만 이용자 체감이 낮다고 진단했다.
스피드체크는 5G 주력 주파수로 3.5㎓ 중대역을 상용화한 한국의 선택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600㎒·850㎒ 저대역 주파수와 28㎓·39㎓ 대역 이상의 초고대역 주파수로 5G를 사용하고 있다. 저대역은 커버리지 확대에는 적합하지만 좁은 대역폭으로 충분한 속도를 구현하기 어렵고, 초고대역은 커버리지 확장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은 커버리지와 속도를 모두 충족 가능한 3.5㎓ 대역(C-밴드) 상용화를 뒤늦게 시작했다.
스피드체크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간섭 회피 정책에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를 보이느라 3.5㎓ 대역 상용화가 한국에 비해 약 3년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미국보다 다소 높은 5G 요금을 책정하긴 했지만 공격적 커버리지 확대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 제공 전략으로 이용자에게 충분한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한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 미국에서도 통신사의 미디어기업 인수합병(M&A)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콘텐츠가 일부 미디어 등 분야로 제한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퍼트 CEO는 전자신문에 “한국이 어떻게 5G 강국이 됐는지, 미국이 5G 경쟁에서 뒤처졌는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면서 “미국 정책 결정권자가 한국을 5G 1위 국가로 만든 많은 요인을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보다 앞서 영국 유력 컨설팅 기업 WPI스트레티지도 한국의 5G플러스(5G+) 정책을 비롯해 공격적인 5G 정책과 서비스를 배우자며 보고서를 발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5G 품질과 관련해 일부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차원에서는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하며 세계 정책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스피드체크, 본지에 e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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