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수소 생산·저장·운송, 美 기업과 협업 필요”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나 온전한 수소산업의 밸류체인 구성을 위해선 미국 기업과 전략적 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발간한 '미국 청정수소 에너지 기술개발 집중' 보고서에서 미국이 수소 생산·저장·운송 분야에 강점을 가진 다운스트림 분야 기술 선진국이라며 업스트림인 수소차와 연료전지에 강점을 가진 우리나라와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은 다운스트림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달 7일 차세대 청정수소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 및 기관에 총 5250만달러(약 600억원)의 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은 연간 약 1000만톤 수소를 생산하는 국가다. 물, 천연가스, 바이오매스, 석탄 등 다양한 물질에 결합된 수소를 분리하는 방식이다. 대부분 천연가스(개질수소)와 석유(부생수소)에서 수소를 생산하고 있어 탄소 배출량이 크다는 게 문제다. 미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에 있어 저탄소 수소 생산 경로 개발은 꼭 필요한 투자로 평가된다.

미국은 이미 1600마일의 수소 공급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이번 투자는 인프라 확장보다는 기존 수소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운반·저장 후 수소를 전력으로 전환하는 데 중점을 뒀다. 또 이번 지원 계획은 지난 6월 출범한 '에너지 어스샷 이니셔티브'에 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첫 번째 프로젝트로 알려진 '수소 샷(Hydrogen shot)'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비용을 1㎏당 약 5달러에서 10년 내 1달러로 낮춰 현재 수소 생산비용의 약 80%까지 절감하는 게 목표다.

미국 에너지부는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면 청정수소 사용량이 현재보다 최소 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수소 생산 비용 절감으로 철강 제조, 청정 암모니아, 에너지 저장장치, 대형트럭 시장 등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했다.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16% 저감 효과와 2030년까지 1400억달러 반사이익과 70만개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국내 기업 중에선 SK그룹이 지난 5월 미국 수소전문기업 플러그파워에 1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플러그파워는 차량용 연료전지, 액화 수소 플랜트, 수소 충전소 건설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