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반도체 공급 부족, 팹리스 실적 개선 이끌어…파운드리 병목은 과제로

파운드리 물량 대부분 대형업체 차지
중소 팹리스, 생산 막혀 적자 허덕
반도체 공급 안정이 암흑기 탈출 열쇠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숨통 트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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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속되고 있는 반도체 공급 부족이 국내 팹리스 업체들의 매출·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일부 수요가 높은 반도체 품목은 납품 단가 상승으로 팹리스 업체들의 수익 개선에 기여했다. 하지만 매출이 적은 팹리스에겐 파운드리 서비스 이용 가격 상승 등 운영 비용 증가를 야기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팹리스 실적 양극화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자동차와 가전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됐다. 완제품(세트) 업체들은 수요 예측에 실패해 제품 공급량을 늘리지 않았고, 이에 따라 반도체 업계도 생산 능력 확대에 크게 투자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상황이 반전했다. 완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부족한 반도체를 우선 사들이기 위해 높은 가격을 치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는 반도체 가격으로 이어져 팹리스에겐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반도체 공급 부족은 팹리스에 양날의 검과 같았다. 가전용과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집중되면서 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에 병목이 발생했다. 파운드리는 규모가 큰 고객(팹리스), 물량과 수익이 많이 남는 반도체 생산을 우선하게 됐다.

[뉴스줌인] 반도체 공급 부족, 팹리스 실적 개선 이끌어…파운드리 병목은 과제로

한 팹리스 업체 대표는 “파운드리가 풀가동하면서 주요 고객에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물량이 적은 기존 고객은 계약을 미루는 일도 있다”면서 “잘나가는 팹리스는 계속 잘나갈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팹리스는 물건(반도체 칩)을 제때 생산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반도체를 팔지 못하는 팹리스도 고정 비용은 지속 발생한다는 것이다.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팹리스도 칩 설계 툴 라이선스 비용, 인건비, 설계자산(IP) 이용료 등 운영 비용을 계속 메꿔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매출이 생겨야 운영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데, 파운드리 병목으로 소규모 팹리스가 제품 판매에 차질이 생기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당장 반도체 공급 부족은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반도체 공급이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팹리스 실적 양극화는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반기에도 매출 상위 팹리스는 추가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소규모 팹리스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란 것이 업계 중론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