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정체됐던 국내 대표 부품사 빅4가 올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에도 현대차, 기아 등 주요 완성차 업체의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3일 본지가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바탕으로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한온시스템, 만도 등 자동차 부품 4개 상장사의 올해 연간 경영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분석한 결과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2.4%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매출 증가율도 15.3%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체별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현대모비스가 2조363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9.1%, 현대위아가 1982억원으로 175.2% 각각 증가했다. 한온시스템은 5013억원으로 58.7%, 만도는 3251억원으로 266.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연간 매출 컨센서스는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7% 증가했다. 현대위아(19.4%), 한온시스템(13.5%), 만도(13.7%) 역시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이보다 앞서 4개 사는 올해 2분기 완성차 일부 생산 차질로 매출 부문에선 시장 기대치보다 다소 낮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생산성 향상과 글로벌 고객사 확대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뚜렷한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특히 국내 완성차 공장의 안정적 가동률이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56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4% 늘었다. 전기차 관련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매출은 10조원을 넘어섰다. 역대 2분기 기준 10조원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실적 상승의 배경은 1조3637억원을 기록한 전기차 관련 매출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8% 상승하며 작년 3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1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2분기에 적자를 낸 현대위아, 한온시스템, 만도는 올해 일제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위아의 2분기 매출은 1조98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52억원 흑자를 냈다. 현대위아는 글로벌 고객사에 통합 열관리 모듈, 전동화 부품, 수소전기차 부품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매각을 앞둔 한온시스템은 2분기 매출을 지난해 대비 54.9% 늘리며 성장성을 입증했다. 스텔란티스(199%), 폭스바겐(148%), BMW(72%)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매출도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은 100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나서면서 5.4%의 견고한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만도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이 76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1조4875억원으로 46.8% 증가했다. 만도는 올해 3월 인수를 완료한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MHE)에서 발생한 영업이익 증대 효과로 영업이익률은 5%대를 회복했다.
부품사 빅4의 올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다.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그룹 외에 폭스바겐, 미국 전기차 업체 등으로 수주처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생산 정상화에 따른 실적 개선이 유력한 가운데 전용 플랫폼 전기차의 글로벌 판매 본격화, 모빌리티 전환에 따른 전장부품 수요 확대로 실적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