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를 결정하는 지역순회 경선에서 '호남'이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지역순회 경선 1차 슈퍼위크가 막을 내린 가운데 이재명 후보는 누적 득표율 51.41%로 과반을 차지하며 초반 기선잡기에 성공했다. 이낙연 후보는 누적 득표율 31.08%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13일 대선 후보들은 추석 연휴 직후 있을 25~26일 광주·전남과 전북 순회경선을 위해 호남 정책 공약 발표를 하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호남은 전국 약 70만명의 권리당원 가운데 대의원과 권리당원 수가 전체의 30%에 달한다. 약 20만명이다. 서울 14만명, 경기 16만명보다 많다. 지역순회 경선 중 가장 큰 규모다. 이 때문에 호남 경선 결과가 결선 투표 여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4시 온라인으로 '광주·전남 공약발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광주·전남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할 에너지 전환 산업 중심지 조성 △광주 AI반도체 산업과 연계한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 육성 △고흥 등 동남권 우주산업 전진기지 육성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지원 △광주·전남 스마트팜 확대 보급 △공공보건의료 기반 확충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조기 완공, 전라선 고속철도 추진을 공약했다. 이 후보는 15~16일, 18~19일 호남을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저출생·인구절벽 대응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지난주 내내 광주와 전북 등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책을 발표하는 등 호남 표심 잡기에 올인했다. 오는 19일에는 무등산 등반을 하며 호남 표심 공략에 힘을 보탠다.
이 후보는 앞서 광주를 대한민국 인공지능(AI) 수도로 만들고, AI 창업 1000개, 일자리 창출 7000명 및 AI 인재양성 5000명을 이뤄내겠다고 공약했다. 또 전라남도를 동북아 에너지 중심지로 만들어 호남권 초광역 에너지 경제공동체를 완성하고, 광주전남 메가시티 전략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의 핵심 기반인 호남에서 초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박용진 후보는 이날 광주시의회를 방문해 광주·전남 공약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호남의 지지 없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다”며 “'바이미식스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바이미식스는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차세대 핵심산업인 바이오헬스, 2·3차 전지, 미래차, 6G를 뜻한다. 호남에 바이미식스 광역 경제권을 만들어 미래 먹거리 산업 대표지역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김두관 후보는 전북을 방문해 송하진 전북지사와 면담을 하고 지역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전북을 인구 500만 이상 호남권 메가시티에 독립적 위상을 갖는 강소권역으로 만들겠다”며 “전북 산업을 본사와 창업 중심으로 개편하고, 전북의 주력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해서 전북경제 엔진을 고성능 엔진으로 완전히 교체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이재명·이낙연 후보의 표 차이가 20%포인트를 보이고 있지만, 호남 경선 결과에 따라 흐름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두 후보 모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다. 이재명 후보 캠프 측은 본선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에게 표심을 밀어주는 '전략적 선택'을 기대하고, 이낙연 후보 캠프 측은 '1위 과반 저지'와 안전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3위를 둘러싸고 추미애 후보가 누적 득표율 11.35%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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