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이 재무제표 목표보다 고객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 가치를 높여야 근본 사업 경쟁력이 향상되고, 성과도 따라온다는 지적이다.
LG는 지난달 30일 구광모 LG 회장을 비롯한 30여 명의 최고경영진이 비대면 화상회의로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내년 이후 고객 가치 기반의 질적 성장을 위한 경영 전략 방안을 논의했다고 1일 밝혔다.
워크숍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경제 전망 및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로 시작됐다.
LG 최고경영진은 2022년에는 전반적 코로나 특수가 약해지는 가운데 국가와 지역별로 상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지역과 제품에 대한 시장 예측력을 높이고, 공급망 관리(SCM)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중장기로는 세계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진입하고 기업들은 비용 구조 악화로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사업과 경영 전반의 혁신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디지털 신기술 분야에서 사업 기회의 적극적인 탐색, 친환경 핵심 재료 및 공정기술 확보와 같은 탈(脫) 탄소 역량 강화의 필요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
LG 최고경영진은 이어 고객 '페인 포인트(Pain Point)' 개선 활동 기반의 성과들을 공유하며, 고객 가치 실천 문화의 체질화와 빠른 실행을 위해 CEO가 적극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 등은 기존 고객센터 중심의 고객 페인 포인트 수집 채널을 온라인, SNS, 고객 커뮤니티 등으로 확대하고 체계적 고객 가치 실천 프로세스를 정비해 나가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 영역에서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 등은 CEO가 직접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청취하는 활동을 지속하는 등 각 사업 특성에 맞는 고객 가치 혁신을 위한 개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날 구광모 회장은 “코로나 이후 기업의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그동안 추진해 온 '고객 가치 경영'에 더욱 집중해 사업의 경쟁력을 질적으로 레벨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첫 시작인 사업의 목적과 지향점부터 고객 가치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재무적 지표에 앞서 고객 가치로 정작 무엇을 만들지, 어떻게 혁신할지 훨씬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사업 목표에는 고객 가치 측면의 의미와 목적성이 같이 담겨야 하며, 목표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어떠한 고객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적 수립이 먼저 전제가 돼야 하고, 그래야 필요한 역량도 정확히 정의되고 자원 투입 계획 또한 실효성 있게 마련될 수 있다”며 “매출과 시장점유율 등 외형적 성과들은 이러한 노력 뒤에 후행적으로 따라오는 결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LG 최고경영진은 사장단부터 솔선수범해 고객 가치 경영에 중점을 둔 변화를 가속화해 나가기 위한 실천 의지를 제고하며 워크숍을 마무리했다.
한편 구 회장은 올해 들어 '고객 접점'과 '미래 준비'에 중점을 두고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4월 LG전자 서초 디자인경영센터와 8월에는 LG유플러스 본사를 방문해 고객 접점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격려했다. 미래 준비 현장으로는 6월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을 방문했고, 이어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디지털전환(DX) 및 AI 추진 현황을, 9월에는 LG전자 평택 디지털 파크를 방문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대세화 현황을 살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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