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가 2025년까지 우리나라에 약 8200억원을 투자한다. 연구개발(R&D)·설비 증설·인력 채용에 초점을 맞춘 투자다. 머크가 주도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뿐만 아니라 급성장 중인 반도체 소재에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머크는 7일 일렉트로닉스 사업 혁신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2025년까지 30억유로를 웃도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한국 투자는 6억유로(약 8200억원)에 이른다. 투자는 머크 일렉트로닉스의 '레벨 업' 성장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레벨 업은 머크가 급성장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요에 대응하고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카이 베크만 머크 일렉트로닉스 CEO는 지난달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머크의 중요한 혁신과 생산의 허브”라면서 “최근 (한국) 고객사는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우리도 고객 성장이 가능하도록 역량 확대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 머크는 5년간 경기도에 2억유로(약 27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평택 포승 공장에 2000만유로(약 275억원)를 투자, 액정표시장치(LCD) 테스트용 부품공장과 OLED 발광 소재 공장을 증축 중이다. 경기도 투자는 이번 6억유로에 포함되지만 시기를 앞당겨 조기 집행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소재뿐 아니라 반도체 소재에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머크는 국내에서 주로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에 집중해왔다. 최근 반도체 시장이 확대되면서 반도체 소재 사업 비중이 디스플레이와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규 한국머크 대표는 “이번 투자는 한국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에 기반한다”면서 “계속 내부 혁신과 과학계 협업으로 한국 고객사의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 방한한 베크만 CEO는 국내 주요 소재 연구 및 생산 기지를 방문했다. 8일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투자 협의를 진행, 세부적인 투자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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