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가 신축건물 구내통신선을 광케이블로 의무 구축하게 해 달라며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2차 공동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통신망 최종단인 가정과 업무공간에서 10기가 인터넷 이상의 초연결 인프라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 준비가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혁신 서비스를 위한 초연결 인프라 고도화 논의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구내통신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방송통신설비 기술기준 규정(시행령) 조기 개정 건의서'를 공동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내통신설비는 통신사 회선이 건물에 도달한 이후 건물 내에서 이용자 PC 또는 공유기에까지 도달하는 구간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회선 수 규정(제20조)에 의거, 건설사는 건축 때 일정 개수 이상의 통신회선을 건물 내에 의무 구축해야 한다.
통신 3사는 가구당 일반 UTP케이블 1회선과 광섬유케이블(2코어)을 최소 회선으로 규정하도록 시행령 개정을 요청했다. UTP케이블은 비상시 소량 전력 전송이 가능하지만 최대 속도가 1Gbps에 그치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10Gbps 이상 초고속 데이터 통신에 특화한 광케이블을 의무화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광케이블은 데이터 전송기술 진화에 따라 10기가 인터넷은 물론 50기가 인터넷, 100기가 인터넷 속도도 수용할 수 있다.
현행 시행령은 UTP케이블 1회선 '또는' 광섬유케이블(2코어)를 최소 회선 수 기준으로 명시했다. 광케이블 구축은 사실상 선택조항으로 해석됐다. 건설사는 지난해 신축건물 약 50%를 카테고리5e급(최대 1Gbps 지원) 일반 UTP케이블로만 구축하고 광케이블은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사가 10기가 인터넷 망을 구축하고도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사례가 속출했다. 이보다 앞서 통신 3사는 3월 구내통신설비 기술기준(과기정통부 고시)에 신축건물 건축 시 광케이블 의무 구축을 명시하도록하는 1차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후 통신 3사는 논의를 거쳐 고시보다 상위 규정인 시행령 개정을 통해 법적효력을 강화하고, 제도 개선 시급성을 강력하게 알리기 위해 2차 건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 문제 의식을 수용해 통신사, 건설사, 전문가와 기술기준 개정 연구반을 가동 중이다. 정부가 시행령 개정 방침을 결정할 경우 500가구 이상 신축건물 등 기준을 구체화해서 정하게 된다. 통신 3사는 건의서를 통해 “구내통신 고도화는 신규건축물 준공 시점인 약 2~3년 후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신속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신 3사 요청 방송통신설비 기술기준 개선(안)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