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 반도체 소자 소비전력과 정보밀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차세대 전자소자인 멤커패시터·멤컴퓨팅 시스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이상한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반도체 기본 소재로 활용되는 페로브스카이트 재료 격자 변형을 이용해 유전상수를 단계적으로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최근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일부 유전재료에서 격자변형에 따라 상유전성에서 강유전성으로 상전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스트론튬망간산화물(SMO)은 격자 변형에 따라 강유전성뿐만 아니라 강자성으로의 다중상변이가 가능한 재료다. 이러한 두 강성의 강력한 조합은 차세대 다중메모리소자로 활용 가능성이 높은 재료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선행연구에서 격자 변형에 따른 큰 누설전류 및 구조적 결함 발생으로 직접적인 강유전성 및 유전상수의 확인이 어려웠다.
이 교수팀은 선택적 산소어닐링 방법을 고안해 SMO 박막에서 최초로 격자인장에 따른 상유전성에서 강유전성으로의 상변이와 이에 따른 유전상수의 단계적 조절이 가능함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SMO 박막보다 더 큰 격자상수를 갖는 스트론튬 탄탈륨 알루미늄(LSAT) 기판을 기반으로 펄스드 레이저 증착법을 이용해 결정질 박막을 형성시켜 SMO 격자인장을 유도했다.
연구팀은 박막 두께를 조절함으로써 격자 인장률을 최대 2%까지 단계적으로 조절했으며 SMO 박막 위 스트론튬 루테늄산염 보호층을 준비하고 고온의 산소분위기에서 어닐링 진행한 뒤 보호층을 제거하는 선택적 산소어닐링 방법을 고안했다. 이를 통해 SMO 박막의 한계점인 격자변형에 따른 큰 누설전류 및 구조적 결함을 해결해 구조적으로 안정된 박막을 구현헸다.
이상한 교수는 “차세대 전자소자로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재료개발단계에 멈춰있는 멤커패시터 개발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격자 인장에 따라 단계적으로 조절 가능한 유전체 재료의 개발은 향후 차세대 반도체 소자 개발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주도하고 안현지 박사(제1저자)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재료분야 저명 학술지인 'NPG 아시아 머터리얼즈'에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선정돼 온라인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