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아이오닉5' 출시 1년 만에 신형 '아이오닉5'를 내놓는다. 주행 성능을 최소 10% 높였고, 무선업데이트(OTA) 적용 범위도 운전자 보조시스템 등으로 대폭 강화한다. 현대차가 1년 사이에 동일 모델의 개선품을 내놓은 건 이례적이다. 첫 전기차의 성공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회사 내부 품평회를 통해 신형 아이오닉5 모델을 공개했다. 신형 아이오닉5는 내년 초에 국내외 출시한다. 완성차 업계는 보통 신차 출시 2~3년 뒤에 신형 모델을 내놓지만 아이오닉5는 1년 만에 신형이 나오게 됐다. 현대차의 첫 전용 플랫폼을 장착한 만큼 시장 반응에 즉각 대응하고 제품 완성도를 높이려는 시도다.
신형 아이오닉5는 배터리 용량을 기존 72.6㎾h에서 77.5㎾h로 늘렸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공식 주행거리(상온 기준)는 423㎞에서 480~49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기존 2.4㎾h급 배터리 모듈을 30개에서 32개로 늘린다. 이는 기아 'EV6'와 같은 배터리 용량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결과다.
여기에 차량 성능을 자동 업그레이드하는 OTA도 대폭 강화한다. 기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되던 OTA를 △전기차 통합제어장치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서스펜션 △에어백 등 다양한 부분에서도 적용하도록 했다.
OTA를 이용하면 서비스센터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처럼 최신 기능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 특히 OTA를 통해 그동안 일부 생산 차량에만 적용되던 V2G(Vehicle to Grid) 기능도 아이오닉5 전체 트림으로 확대된다. 내년 한국전력공사 등과 협력하면 차량 내 쓰고 남은 전기를 전력망에 공급하는 개인용 스마트그리드 구현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오닉5는 주행 성능과 OTA 등 첨단 기능을 확장하면서도 판매가격은 현재 가격과 비슷한 정책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1일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지난 4월 출시한 아이오닉5는 내수 1만5467대, 수출(선적 기준) 2만3050대 등 모두 3만8517대가 판매됐다. 애초 국내외에 6만대 이상 판매를 계획했지만 올해 초부터 불어닥친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로 일부 생산이 지연됐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