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년 만에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4일 오전 전세기를 이용해 캐나다로 출국한다.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출소 이후 처음이다. 미국 출장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캐나다에 있는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몬트리올은 세계적인 첨단 IT 기업들이 미래 기술 연구센터를 짓고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AI 기술 연구의 메카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어 미국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부지 최종 결정을 위해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공장 증설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와 오스틴 등을 공장 부지 후보지로 놓고 검토 중이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조만간 공장 후보지를 직접 둘러본 뒤 최종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현재로서는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기존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과 인접한 데다 테일러시의회가 삼성전자에 세제 혜택과 용수 지원을 포함한 지원 결의안을 최근에 최종 의결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국은 지난해 10월 하순 베트남 방문 이후 13개월 만에 해외 현장경영 행보를 재개하는 것이기도 하다. 재계에서는 이번 미국 출장을 계기로 이 부회장의 '뉴 삼성'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길에 그동안 소원했던 고객사 대표들과 만나 협력 관계를 다지고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삼성물산 합병 등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가석방 후 매주 목요일마다 삼성물산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과 관련된 재판에 참석해 왔던 이 부회장은 11일 재판 이후 다음 재판은 2주 후인 25일로 예정됐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