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3분기 현재 세계 7번째 규모로 나타났다. 배터리 기업도 글로벌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100대 자동차 부품사에 진입하는 신규 국내 부품사도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5일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 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7만1006대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96% 늘었다고 밝혔다.
국내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세계 7위 규모로 2019~2020년 세계 8위에서 한 단계 상승했다. 1위는 중국(176만대)이 차지했고 미국(27만대), 독일(24만대), 영국(13만대), 프랑스(11만대), 노르웨이(8만대)가 뒤를 이었다.
국내 내수 자동차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5.5%를 기록했다. 유럽을 제외한 국가 가운데 중국(9.4%) 다음으로 높고 미국(2.3%)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동기 대비 67% 늘어난 15만9558대를 판매하며 세계 완성차 업체 중 판매량 5위를 기록했다. '코나EV' '니로EV'에 이어 올해 '아이오닉5' 'EV6' 'GV60' 등 전기차 신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한 성과다.
한국 배터리 기업 3사는 공격적 투자와 거래선 확대로 글로벌 선두권을 유지 중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전기차 판매용량 순위는 LG에너지솔루션이 2위(4만2152㎿h), SK이노베이션 5위(7887㎿h), 삼성SDI 8위(3607㎿h)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문제 관련 제너럴모터스(GM)와 리콜 합의 이후 공급을 재개하고 공격적인 신규 투자를 전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그룹과 파트너십으로 글로벌 신흥 강자로 부상했으며, 포드와 미국 현지 배터리 공장 투자를 하며 사업을 확대했다. 삼성SDI는 아우디, BMW, 볼보, 롤스로이스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국내 부품 기업도 성과를 보여줬다. 2020년 글로벌 100대 자동차 부품 기업에 이름을 올린 국내 기업은 9곳으로 2018년 대비 3곳이 늘었다. SL, 서연이화, 유라가 신규 진입했다. 현대모비스, 만도 등 범현대가가 주도했던 부품 시장에서 다른 기업들이 성과를 내 의미가 크다.
양재완 한자연 연구전략본부 선임연구원은 “경쟁이 격화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내 향후 한국의 입지 강화를 위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 안정화, 배터리 신뢰성 확보, 내연기관 부품기업의 사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국가별 전기차 판매량 (단위:대)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