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지난 3분기 미래차 기술 대응을 위해 국내외 스타트업에 전략 투자를 이어갔다. 필요 기술이 과거 대비 다양해진 데 따른 결과다. 자체 개발에만 의존하지 않고 일부 기술은 스타트업과 연대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 및 부품사는 지난 3분기 전장 소프트웨어(SW), 양자 컴퓨팅, 배터리, 자율주행 센서 등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가장 많은 기업이 투자한 곳은 미국 전장 SW 스타트업 소나투스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분기 기아가 지분 3.92%를 확보한 데 이어 현대모비스가 약 41억원을 투자해 지분율 4%포인트(P)를 늘렸다. 만도도 약 40억원을 투자해 지분 4%를 확보했다.
소나투스는 클라우드 기반 자동차 SW를 개발한다. 차량 전기전자(E/E) 아키텍처에 통합해 SW 정의 차량을 구현한다. 완성차 업체는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SW 업데이트만으로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 기존에 없던 기능을 추가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는 게 쉬워지며 차량 수집 데이터 활용과 통신도 용이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양자 컴퓨팅 스타트업 아이온큐 지분 0.53%를 약 118억원에 확보했다. 이 또한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포석이다. 양자 컴퓨팅은 폭증하는 차량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기술 중 하나다. 아이온큐가 개발하는 양자컴퓨터는 컴퓨터의 2진수 연산 한계를 넘어 방대한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팩토리얼 에너지에도 투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의 안정성과 주행거리, 충전시간 등을 개선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전고체 배터리 기반 전기차를 시범 양산하고,2030년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117억원을 투자해 지분 5%를 확보했다.
만도는 해외 스타트업뿐 아니라 협력 중인 국내 자율주행 센서 업체 지분을 사들였다. 고해상도 4차원(4D) 이미징 레이더 개발 전문 스타트업 스마트레이더시스템(SRS)과 산업용 라이다를 국내 최초 양산한 중소기업 카네비컴이 주인공이다. 각각 20억원을 투자해 SRS 지분 3%와 카네비컴 지분 4%를 확보했다.
SRS는 만도와 자율주행을 위한 초고해상도 4D 이미징 레이더를 2023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768개 채널로 설계해 글로벌 경쟁사 대비 약 4배 이상 초고해상도 사양을 구현하는 게 목표다.
카네비컴은 만도가 구성한 '자율주행용 하이 레졸루션 3D 고정형 라이다 기술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차량용 라이다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이르면 2024년 3D 고정형 라이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표> 한국 자동차 업계 주요 3분기 스타트업 투자 현황(단위: 백만원)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