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서울·수도권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용으로 공동 구축하는 28㎓ 대역 5세대(5G) 이동통신 기지국에 대해 '개설 신고'를 연말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5G 기지국 의무구축 수량 집계 마감이 15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기지국 구축 이전에 행정절차인 개설 신고를 우선 진행, 주파수할당 취소를 피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통 3사는 28㎓ 대역 5G 기지국 개설 신고가 완료된 건에 대해 기지국 의무 구축 수량으로 인정해 달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유연한 정책 결정을 요청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개설 신고는 기지국 구축 이전에 설치 장비와 장소를 명시한 계획서를 제출, 전파관리소가 간섭 등 문제가 없는지 판단을 내리는 행정절차다.
이통 3사는 서울·수도권 지하철 2·5·6·7·8호선에 공동 구축 예정인 약 1500개 기지국을 연말 이전에 설치까지 완료가 어렵다고 판단, 개설 신고부터 마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후 집계 수량 제출이 예정된 내년 4월 말 이전까지 기지국을 구축, 준공 신고까지 마무리해서 과기정통부에 의무구축 수량으로 인정받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과기정통부는 개설 신고 건에 대한 인정 여부 선례를 검토,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유사 선례가 있다. 지난해 롱텀에벌루션(LTE) 주파수 재할당 대가 경감을 놓고 5G 기지국 투자 조건이 내년까지 개설신고 완료 건에 대해 총구축 수량으로 인정해서 재할당 조건을 설정하기로 했다. 당시 과기정통부가 이통사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조건을 조율한 만큼 이번 지하철 공동 구축 수량에 대한 평가 또한 이통사와 충분한 논의를 거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통사는 현실론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28㎓ 대역 5G 기지국 수는 10월 말 기준 SK텔레콤 103개, KT 49개, LG유플러스 52개 수준으로 과기정통부와 국회 등의 계속된 독려에도 확실한 서비스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장비 물량, 기지국 구축 공사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실제 구축이 어렵지만 기지국 개설신고를 통해 서류상으로라도 반드시 구축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과기정통부에서는 이통사가 28㎓ 대역 5G 활용에 대한 진정성과 실질 의지를 보이느냐를 판단 준거로 삼겠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지국이 빨리 구축돼 이용자가 빠른 시일 내 28㎓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행계획서도 함께 검토하는 만큼 개설신고와 의무구축 수량에 대한 인정 여부는 내년 주파수할당 이행 점검 시 공식 서류를 제출할 때까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