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폰 무인 매입기 '민팃ATM'의 연간 중고폰 회수량이 100만건을 돌파했다. 영세 업체와 개인거래가 대부분인 중고폰 시장에서 단일 기업이 자체 인프라로 10%대 점유율을 차지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대리점에 입점해서 중고폰 접근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민팃은 지난 2019년 8월 대형마트 중심으로 민팃ATM을 도입한 이래 현재 전국 6000여곳에서 비대면 중고폰 거래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사업 출범 2년 만에 운영 장비 수는 20배, 중고폰 회수 물량은 14배 이상 각각 증가했다.
민팃ATM은 중고폰을 비대면으로 매입하는 키오스크형 장비다. 중고 스마트폰을 민팃ATM에 넣으면 자체 알고리즘이 적용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외관 상태와 기능 이상 여부를 검수하고 매입 가격을 산정한다. 모든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며, 현장에서 곧바로 중고폰 매입 후 대금 지급이 이뤄진다.
민팃이 중고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게 된 요인으로 비대면이 주는 편의성, 체계적인 시스템, 정보 투명성이 꼽힌다. 중고 거래 과정에서 불필요한 대면 접촉이나 가격 협상을 할 필요가 없이 자판기처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데이터에 기반한 매입가 산정 근거 제시와 검수 인증서 제공도 차별화 요소다.
중고폰 거래 시 큰 불안 요소로 지목된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국내 품질인증 획득으로 해소했다. 독일 품질인증기관 TUV SDU 본사로부터 개인정보·데이터 삭제 프로그램에 대한 국내 표준 소프트웨어(SW) 품질인증(SQA, ISO/IEC 25051:2014 기반)을 받았다.
민팃에서 회수한 중고폰은 대부분 해외로 나간다. 매입 시점부터 AI 검수 데이터, 단가 산정 근거, 유통 이력 등이 기기별로 추적할 수 있도록 데이터화해 중고폰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해외 거래처로부터 높은 수출 단가를 약정받아 경쟁력 있는 중고폰 매입가 설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잔존가치가 낮은 폐휴대폰은 폐기하지 않고 재자원화한다. 친환경·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폐휴대폰 매입 시 최소금액 보장과 취약 계층 기부활동 등을 지원한다. 고객이 민팃ATM에서 중고폰을 판매하고 대금 지급 방식을 '기부'로 선택한 사례도 연간 3만대를 넘어섰다. 하성문 민팃 대표는 27일 “민팃ATM을 통해 성능을 진단받고 가격을 산정받은 후 플랫폼을 통해 거래하는 사례가 많이 늘었다”면서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민팃 중고폰 회수량(자료:민팃)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