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2023년까지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한다. 새해에는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팜을 구축해 기업이 필요한 만큼 GPU 자원을 빌려 쓰도록 하는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 사업을 시작한다.
KT는 2024년까지 GPU부터 AI 칩셋까지 AI 인프라를 통합 제공하는 '풀스택' 서비스 사업자로 진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주성 KT클라우드사업담당 상무는 28일 온라인 디지코 스터디에서 “오는 2023년까지 자체 기술력으로 AI 칩을 개발하겠다”면서 “2024년에는 해외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고, 엔비디아와 경쟁이 가능할 정도로 의미 있는 입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KT는 AI솔루션 전문기업 모레와 협력해 HAC를 개발, 이달 초 출시했다. HAC는 세계 첫 GPU 인프라 동적할당 서비스다. 데이터센터에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GPU를 구축해 놓고, 대규모 자원을 통제하는 GPU를 별도로 구축했다. AI 서비스가 필요한 만큼 GPU 자원을 지능적으로 분배할 수 있도록 한다. 기업이 자체 전산실에 GPU를 구축하거나 클라우드 기업으로부터 고정할당 받는 방식에 비해 비용을 약 7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KT는 HAC 서비스 실현을 위한 핵심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AI 칩 국산화를 결정했다. AI 전문 팹리스 기업과의 협력은 물론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등이 진행하는 정부 과제에도 참여하는 방식으로 역량을 결집, AI 칩을 개발할 계획이다. IITP에 국가 연구개발(R&D) 존을 제공해 HAC 관련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KT는 HAC 구현에 최적화한 GPU를 자체 기술로 개발해 인프라 구축 비용을 줄이고 공급을 안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세계 GPU 시장은 90% 이상을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범용 AI 반도체 '사피온'을 상용화한 SK텔레콤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지 주목된다. 김종 KT 클라우드플랫폼담당 상무는 “SW 기술력은 물론 하드웨어(HW) 분야에서도 스택에서는 KT가 충분히 앞서 있다고 본다”면서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동적할당 기반 HAC 기술로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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